앙숙에서 형제로 … 화합의 장터 연 하동·광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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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고양농협유통 센터에서 하동군과 광양시 관계자들과 농민들이 이번 장터에 내논 지역특산물을 들고 홍보하고 있다. [전익진 기자]

‘구경 한번 와 보세요∼ 경상도·전라도의 화합장터∼.’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고양농협유통센터 주차장. 섬진강을 사이에 둔 경남 하동군과 전남 광양시가 ‘공동 농특산물 장터’를 열고 있었다. 지난달 30일 시작한 행사다.

 광양시는 다압매율영농법인(대표 서순열)의 매실김치·매실청 등 매실가공제품, 광양원예농협(조합장 김영배)의 파프리카·애호박 등을 준비했다. 매실 차·음료 시음회와 광양관광 홍보도 병행했다.

 하동군은 매실효소 원액·엑기스·장아찌 같은 매실 가공품과 재첩·대봉감·딸기 등을 팔았다. 씹어 먹는 녹차유산균과 녹차 라떼 등 녹차를 넣어 만든 제품도 선보였다. 녹차 무료 시음 코너와 하동 홍보관도 운영했다.

 장터를 찾은 심정숙(53·주부·고양시 백석동)씨는 “영호남의 인접 자치단체와 농민들이 사이 좋게 장터를 여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광양 매실과 하동 녹차·재첩 등을 싼값에 샀다.

 두 지자체는 이번 직거래 장터에서 친환경 농산물 등을 시중가에 비해 20% 정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강호숙 하동군 전략통상담당은 “이웃한 광양시와 화합하고 공동발전하기 위해, 하동군이 지난해에 이어 이곳에서 두 번째 실시하는 특산물 판매전에 광양시를 초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송 광양시 매실정책팀장은 “섬진강 명물인 재첩 채취를 둘러싼 갈등을 화합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지난해 11월 광양·하동 공생발전협의회가 출범한 후 생긴 변화”라고 말했다.

 2일 끝난 장터에서 하동군과 광양시는 총 2800여만원어치를 판매했다. 두 자치단체는 내년에는 보다 많은 특산물을 가져다 ‘영호남 화합장터’를 수도권에서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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