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 헌혈, 자원봉사 행렬

중앙일보

입력

뉴욕 세계무역협회 빌딩 테러 사건 현장 주변에 바삐 움직이는 한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적지않은 실종자와 재산피해의 충격속에서 부상자를 위한 헌혈과 의료 자원봉사 대열에 동참한 것.

◇ 줄잇는 헌혈=김석주 (金石柱) 뉴욕 한인회장은 12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한인회 임원들과 함께 뉴욕 퀸즈 엘름허스트 병원을 찾아 헌혈 행렬에 동참했다.

金회장은 "아침부터 한인회에 '헌혈을 하고 싶다'는 전화가 수십통 걸려왔다"며 "피해자들이 입원한 병원에 교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 정영인 회장도 "회원 2백여명이 헌혈에 참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뉴욕 퀸스지역에는 이날 단체 헌혈을 희망하는 한인 단체나 교회 신도 등이 몰려 일부 병원은 한시간 이상을 기다리기도 했다.

엘름허스트 병원에서 헌혈을 한 조성길목사 부부는 "우리가 피해자들을 도울 수 있는 길" 이라고 말했고, 병원 관계자는 "헌혈자가 1천3백명이 넘었고 그중 한국인들도 상당수" 라며 고마와 했다.

◇ 의료.자원봉사=일부 교민들은 맨하튼 사고현장 주변에서 의료봉사에 나서는 등 자원봉사에 뛰어들었다.

뉴욕대학 응급실 간호사인 한국인2세 수잔 오(26.여)는 "야근을 마친 뒤 구급약품 등을 챙겨 이곳의 긴급 의료센터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며 바삐 움직였다.

교민 존 박 (NYU대 경영학과 1년) 군은 현장에서 의료용품을 나르고 환자들을 옮기는 자원봉사일을 이틀째 하고 있다. 그는 "피곤은 하지만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jd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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