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카르노」체제의 최후의 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 9. 30 미완「쿠데타」이후 동요를 거듭해 오던「인도네시아」정국은 18일, 육군이 공산당 불법화 결정을 내림으로써 이제 가장 중대한 국면으로 접어든 것 같다.「운퉁」중령에 의한「쿠데타」기도가 불발로 끝난 이후의 19일동안「인도네시아」정국이 전혀 투기되지 않는 현미 속에서 배회해 왔다는 것은 이미 주지된 사실이다.
그동안 미수「쿠데타」와중에 6명의 고위장성이 참살되었던 충격적인 사건은「인도네시아」에 있어서의 광범한 반공열풍을 불러 일으켰었다.「아이디트」공산당 의장은 자취를 감추었고, 도처에서 육군과 회교단체 및 좌익단체들의 격렬한 보복에 부딪쳐야 했던 공산당은 그야말로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급기야 흥분한 육군은「자카르타」에 있는 중공대사관 상무관사무소에 돌입하기까지 했다. 물론 이 사건은 중공에 의한 즉각적이고 위협적인 항의를 받는 것이 되었지만 어쨌든 인니에서의 반공열풍은 날로 점고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가운데 18일, 육군이 공산당 불법화의 철퇴를 내렸던 것이었으므로「인도네시아」의 이른바「나사콤」체제, 즉 민족주의·종교·공산주의가 삼위일체로 되었던「수카르노」체제는 그 자신의 정치적 운명과 함께 이제「최후의 시간」아니면 결정적 기로에 섰다고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운퉁」의「쿠데타」사건 이후에도 정작「스카르노」는「나사콤」체제의 와해라는 것이 인니민족단결의 최후의 신호가 될 것이오, 또 그것이 무한한 희생을 동반할 내전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정치적 고려를 앞세워 최소의 대가만을 지불하려는 애써 왔던 것은 누구에 눈에도 역연했다.「수하르트」소장의 육상취임까진 좋았으나, 그는 계속「쿠데타」관련설이 떠도는「수반드리오」외상과 그리고 좌파와 공산당출신 각료들을 곁에 두고 있었다. 그로서는 그 자신을 물론 이려니와 국제적인「인도네시아」의 지위적락이 급격해진 대 정책전환이나 「나사콤」체제의 개조없이 사태를 수습해 간다는 것은 원칙에 집착해 왔었던 것이 없을 것이다. 심지어 그는 육군주류파에 의한 공산당 탄압까지도 한 경과 적이 현실로서 받아들이고자 했던 흔적까지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 탄압조처가 불법화에 단으로까지 발전 할 것이라는 것은 그 자신에 의해서도 용의하게 예산된 것이 아니 없을 것인 만큼 사태는 바야흐로 놀랍게 유동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다만 그래도 지금 현재로서는 공산당 불법화로까지 나선 육군도「스카로느」노선에 대해 전면적인 반기를 든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시간이후 인니가 일거에 점면 내전의 불길 속에 파묻힌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 잠행을 계속하고 있으면서 군사적인 반격의 음모를 꾸미는「아이비트」공산당 의장의 움직임이 있다는 것으로 비추어 보아 내전의 위기가 조금도 후퇴하지 않고 있다는 것엔 또한 틀림이 없다.
「스트어트」영 외상은 지난번「러스크」미 국무장관과의 회견석상에서『인니군부의 정치노선이 반드시 서방에 달가운 것이 되리라는 전방은 없다』라고 타당성 있는 발언을 하였다 하지만「인도네시아」의 오늘, 그리고「나시콤」으로 상징되는 친 중공적「수」체제가 이제 최후적인 생사의 기로를 앞에 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은 것 만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