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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노벨상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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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숄로호프]가 [노벨] 문학상을 땄다. 그의 대표작 [고요한 돈강]에 수여한 것이다. 그러나,작품명은 [고요한 돈강]이지만 여론은 결코 [고요하지]가 않다. 하고 많은 작품가운데 왜 하필이면 20∼30년전의 구작에 상을 주었느냐고 불평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정치색이 없다고는 하지만, [숄로호프] 의 소설이 소련 집단농장의 교과서로 사용되고 있지 않으냐고 핏대를 올리는 사람도 있다.
[노벨]문학상은 이렇게 늘 말썽이 많다. [파스테르나크]도 그러했고 [사르트르]도 그랬었다. 외교관출신의 문인에게만 상을 준다거나, 정치적인 배려가 짙다거나, 그렇지 않으면 강대국 끼리의 분배라는 비난이 비일비재하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주목해야 될 것은 노벨상의 제정정신이 해가 갈수록 퇴색해가고 있다는 한탄이다.
새삼스런 이야기 같지만 노벨은 폭약의 발명자였고 이 폭발이 세계를 파괴하는 것을 가슴아프게 생각했던 휴머니스트였다. 그래서 그가 만든 폭약때문에 인류가 지불해야 할 희생의대가로써 [노벨]상을 만들게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 [노벨]상은 여전히 폭약편을 향해서 [윙크]하고 있다.
소위 [핵보유국]이란 말과 동의어로 쓰이고 있는 문명국 즉 폭약을 많이 가진 날라 일수록 [노벨]상을 탈수 있는 우선권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도레노]의 우수한 형광을 가졌던 [스페인]은 그것으로 대포를 만들지 않고 삽과 괭이만을
만들었기 때문에 3등국가로 전락되었다는 말도 있는 것이다. 무기와 폭약을 많이 만들어야 [노벨]상을 탈수 있다는 [아이러니]도 단순한 농담이 아니다.
그러고 보면 타락한 [노벨]상의 제정정신을 살리는 길이 하나 있다. 그것은 그 상을, 말하자면 그 문학상만이라도 한국에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6·25 동란까지 들출 것은 없다. 바로, 엊그제 일어난 사건을 가지고 보아도 알수 있는 일이다.
파주 대장간에서 백55[밀리] 포탄을 건드리다가 그것이 터져 죄 없는 16명이 참살을 당했다. 찢긴 팔 다리가 날아가는 지옥도였다.
이것이 다 [노벨]씨가 만든 폭약의 비극인 것이다. 그동안 나물을 캐다가, 소꿉장난을 하다가, 폭발물로 생명을 빼앗긴 수많은 아이들이 또 얼마나 많았던가? 그들의 희생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노벨]상은 한국인에게 수여되어야 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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