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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두둑 누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경찰관이 죄없는 사람을 절도로 몰아 모진 고문, 전치 20일의 상해를 입혀놓고 허위자백을 시켜 정식구속한지 9일만에 엉뚱한 곳에서 진범을 잡자 비로소 석방한 사실이 13일밤 밝혀졌다.
서울 용산구 원효로4가97 김기영(24·제일극장 선전부 종업원)씨는 지난 4일 밤10시쯤 제일극장 선전부 창고에서 없어진 「페인트」 3통(싯가 7천7백원)을 훔친 혐의로 원효로2가 파출소에 붙잡혔다가 자백하지 않는다고 동 파출소 근무 김백수(26), 성기원(37) 두 순경으로부터 숙직실로 끌려가 수갑을 뒤로 챈 채 손을 비틀고 잔등을 밟히는 등 고문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날밤 11시50분쯤 파출소에서 용산경찰서 형사실로 연행된 김씨는 고통을 이기지 못해 허위자백, 경찰은 진술조서를 받은후 특수절도혐의로 영장을 청구, 지난5일 상오 정식구속 했었다.
전치 3주일의 전신 타박상을 입은 김씨는 구속된 후 면회 온 가족에게『누명을 벗게 해달라』고 호소, 제일극장 선전부 창고에서 지난 9월30일 밤 없어진 「페인트」절도범은 도난사건이 있은 후 출근하지 않고 행방을 감춘 최재봉(20), 김현수(19), 문두식(19)등 3명일 것이라고 밝혀, 가족들이 그들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중 김현수만 붙잡게 된 것이다.
경찰에서 김군은 범행사실을 자백, 특수절도혐의로 구속되고 공범 2명은 지명수배 되었으나 진범이 나타나도 전기 김씨를 곧 석방하지 않고『우리 마음대로 할수 없다』고 하면서 석방을 늦추어오다 지난12일 밤 구속 된지 9일만에 비로소 귀가 조치시켰다. 억울한 김씨는 『관계경찰관을 고소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용산 경찰서장 송봉운씨의 말=사실이라면 관계경찰관을 징계 조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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