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스 옆 빠담빠담 … 한지붕 브랜드가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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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서울 구의동 ‘빠담빠담 구의점’. 이 매장을 운영하는 진옥희(43) 사장은 “다양한 메뉴를 갖춰 낮시간에도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사진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사업 기반을 굳힌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 본사의 제 2브랜드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2010년 제출한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400개 가맹본부 중 4개 이상 브랜드를 보유한 가맹본부는 약 250개다. 3개 이상 브랜드를 보유한 가맹본부들도 200개가 넘는다. 자영업자 한 명이 여러 개의 가맹점을 동시에 운영하는 ‘메가프랜차이지’도 덩달아 증가 추세다. 예비 창업자들 역시 기존 브랜드를 믿고 유명 가맹본부의 제2브랜드 창업을 고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진옥희(43·여)씨는 생맥주전문점 ‘치어스’(www.cheerskorea.com)와 이 회사에서 최근 론칭한 치킨전문점 ‘빠담빠담’(www.padampadam.kr)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진씨는 8년 전 치어스를 열고 창업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실 진씨가 두 번째 창업 아이템으로 처음 생각했던 것은 ‘커피전문점’. 하지만 워낙 경쟁 점포가 많고 투자비가 많이 들어 고민하던 중 빠담빠담 론칭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그는 “8년간 함께 해온 가맹본부에 대한 신뢰가 컸다”며 “치어스에서 해온 마케팅, 연구개발, 가맹점관리 등에 대한 노하우를 경험했기 때문에 제2브랜드 창업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진씨는 또 “매장 두 개가 한 건물에 나란히 있어 운영관리도 편하다”며 “두 매장을 합쳐 한 달에 약 1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빠담빠담은 이탈리안 파스타에 들어가는 소스를 치킨 위에 얹어 차별화했다. 치킨도 부위별로 나눠 경기도 용인 공장에서 완제품 형태로 제공한다. 카르보나라·토마토 소스 외에 떡볶이·커리 같은 이색 소스들도 있다. 기존에 운영하던 치어스가 주로 저녁 시간에만 사람이 몰리는 것과 달리 점심 수요도 꾸준하다는 것도 보완적이다. 식사 메뉴인 파스타와 비슷한 데다 감자요리나 샐러드도 곁들여 판매하기 때문이다.

 서문자(47·여)씨는 2007년 ‘원할머니 보쌈’(www.bossam.co.kr)을, 2009년에는 원할머니 보쌈이 론칭한 ‘박가부대’(www.parkga.co.kr)를 추가로 열었다. 서씨는 원할머니보쌈에서 창업 전부터 종업원으로 일했다. 회사의 ‘맨살’을 들여다본 후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생겨 직접 가맹점을 차렸다. 서씨는 “보쌈 전문점은 하루 200만원, 부대찌개점은 하루 60만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단골고객 관리 노하우가 부대찌개 전문점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업주부였던 전혜경(48·여)씨도 2000년에 공기질을 개선 시켜주는 ‘바이오미스트’로 사업을 시작했다가 지난해 바이오미스트의 제2브랜드 ‘아이센트’를 창업했다. 기존 바이오미스트는 노래방·사무실·병원 같은 소형 건물이나 점포주를 대상으로 향기분사 기계와 소모품인 향기 분사용 캔을 교체해 주는 사업이었다. 이에 비해 아이센트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각 사업장에 맞는 향을 직접 조향해 주고, 최고급 향수 원액을 공급하는 사업. 전씨는 “비슷한 업종으로 두 번째 창업을 하고 단계적으로 확장하다 보니 좀 더 안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두 사업으로 월 3000만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유명프랜차이즈 업체가 내놓은 제2브랜드의 경우 신규 프랜차이즈 업체를 선택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인 게 사실”이라면서도 “투자비나 고정비가 신규 업체보다 많이 들지 않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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