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산드로 3골 "나도 득점왕 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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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의 산드로가 전북 현대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 승리와 득점 공동선두 (11골) 부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9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수원은 산드로의 해트트릭만으로 전북을 3-1로 물리치며 올 시즌 (아디다스 조별리그 포함) 전북전 4전 전승을 기록했다.

전반 시작을 알리는 호각이 울리자 전북은 지난 5일 경기 패배의 설욕을 벼르기라도 했다는 듯 총공세에 나섰다. 공이 그 심정을 알기라도 했는지 순식간에 첫골이 터졌다. 전반 3분 전북 김도훈은 수원진영 왼쪽 사이드라인을 따라 드리블을 해 올라오다 수비 두명을 제치고 센터링을 올렸다. 가슴 높이로 날아간 공은 오른쪽에서 뛰어 들어오던 비에라의 왼발에 반사되듯 맞고 골네트를 흔들었다.

하지만 전북의 기세는 잠깐 뿐이었다. 전반 24분 수원 신홍기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맞고 아웃되면서 경기 흐름은 수원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분위기 반전의 결정적인 물꼬는 수원 데니스가 텄다.

전북의 왼쪽을 공략하며 서너차례의 날카로운 센터링을 올리던 데니스는 전반 35분 전북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반대쪽을 향해 빠르게 땅볼 센터링을 보냈다. 반대편에 서있던 산드로는 공의 방향만 틀어 손쉬운 동점골을 뽑아냈다.

후반 들어 10여분간 양팀은 일진일퇴를 주고 받았다. 그러나 이 공방은 수원의 승리와 산드로의 진가를 더욱 빛내기 위한 전주곡에 불과했다.

후반 19분 이번에는 데니스가 전북진영 왼쪽을 파고들다 달려 들어오던 서정원을 향해 면도칼 같은 센터링을 올려줬다. 서정원의 강슛은 전북 골키퍼 서동명의 가슴에 맞고 튀어나왔고 앞에서 기다리던 산드로가 오른발로 넘어져 있던 서동명을 넘겨 골문 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불과 4분 뒤인 후반 23분 루츠의 패스를 이어받은 산드로는 전북 아크 왼쪽에서 20여m짜리 중거리포를 발사했고 날아간 공은 서동명의 손이 닿지 않는 골네트 왼쪽 상단에 꽂혔다.

우레같은 수원 팬들의 함성이 밤하늘을 갈랐고, 전북 선수들은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다.

수원 = 장혜수 기자 <hsc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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