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4부작 '이슬람' 회교 8개국 취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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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문명을 이해하기 위한 첫번째 조건은 열린 마음이다. 이를 다큐멘터리에 적용한다면 카메라는 피사체를 향해 조롱과 의문 대신 이해하려는 따뜻한 시선을 던져야 한다.

MBC가 창사 40주년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4부작 다큐멘터리 '이슬람' 은 그런 면에서 서구의 시각이 왜곡해 놓은 이슬람의 이미지를 하나씩 벗겨내는 프로다. 7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1시5분에 방송된다.

지난해 11월 기획에 들어간 제작진은 47일간 이집트.요르단.레바논.이라크.이란.터키.사우디아라비아.말레이시아 등 이슬람 8개국을 돌았다. 현재 이슬람권 인구는 55개국 13억 정도.

제작을 맡은 윤영관PD는 "우리가 이슬람을 너무 모르고 있다는 전제하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문명을 이해하는 인간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취했다" 고 설명했다.

제1부 '1422년의 순수, 이슬람!' 은 이슬람 문명권 사람들의 생로병사와 통과의례를 통해 종교가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는 시간이다.

할례(割禮) 를 앞둔 터키 소년과 그를 축하해주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한 명의 이슬람 교도가 탄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란의 결혼 피로연 풍경에선 차도르 뒤에 숨겨진 그들의 열정이 우리네 삶과 크게 다를 바 없음을 알 수 있다.

제 2부 '이슬람 여성들' 은 다른 문명권이 이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꼭 짚어봐야 하는 이슬람 여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가문의 '명예' 를 더럽힌 여성을 다른 가족들이 죽이는 '명예 범죄' 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요르단의 여기자가 출연해 그들의 속내를 얘기한다. 부인을 네 명까지 허용하는 이슬람 전통에 따라 70세 남편의 셋째 부인이 된 28세 여성도 등장한다.

후속으로 이어지는 3부와 4부는 이슬람이란 종교를 정면으로 다룬 '르포 신비의 베일 속으로' 와 이슬람과 한국의 관계를 조명한 '이슬람이 온다' 다.

윤PD는 주로 인간의 정신세계를 다루는 프로그램이어서 제작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타종교와 타문명을 이해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은 대상이 된 문화 자체의 작동 원리를 바탕으로 문명을 살펴보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섣불리 판단하려들기보다 차분히 살피며 이해하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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