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도 무릎 꿇린 동장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1812년 여름 나폴레옹은 60만 명이 넘는 대군을 이끌고 러시아 정벌에 나섰다. 하지만 모든 물자를 태우고 퇴각하는 러시아군의 ‘청야(淸野)’ 전술과 전염병 탓에 10월 무렵 프랑스군 숫자는 10만 명으로 줄었다. 그래도 전쟁을 계속하던 프랑스군에 추운 겨울은 결정타였다. 러시아의 매서운 추위에 쫓겨 허겁지겁 퇴각해야만 했다. 이처럼 나폴레옹 군대를 물리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해서 겨울 추위에 ‘동장군(冬將軍·General Winter)’이란 별칭이 붙었다고 한다.

 이 동장군은 1941년 말 독일 히틀러의 소련 침공 때도 그 위력을 톡톡히 과시했다. 별다른 준비도 못한 채 영하 30도의 혹한을 맞이한 독일군은 고전을 거듭해야 했다.

 동장군의 정체는 바로 차갑고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이다. 겨울이 오면 시베리아는 기온이 영하 30~40도까지 떨어진다. 또 고도 1~2㎞까지 공기층이 차갑고도 무거워진다. 이 고기압은 규모가 동서로 1만㎞, 남북으로 5000㎞나 된다. 한반도 특유의 ‘삼한사온(三寒四溫)’ 현상도 시베리아 고기압이 대략 일주일을 주기로 확장과 후퇴를 반복하기 때문 이다. 올겨울은 시베리아 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해 추운 날이 많겠다. 하지만 2월엔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져 겨울이 일찍 끝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이번 토요일엔 반짝 추위가 예상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