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메 모여라 … 스타 셰프들 전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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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메 참여 셰프들, 왼쪽부터 최현석, 봉준호, 조너선 타운젠트, 안드레아 보탈라.

‘맛의 고장’ 전북 전주시에서 국내외 스타 셰프들이 요리축제를 펼친다. 1000년 전통의 전주 음식문화를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에 걸맞게 업그레드할 수 있는 기회다.

 20~22일 전주대 본관 3층 전주국제한식조리학교에서 ‘2012 전북 고메’가 열린다. Gourmet는 고메(프랑스) 또는 고메이(미국)로 읽으며, 음식에 밝은 사람 즉 미식가를 뜻한다. 요리사들이 나와 음식을 만들고 이를 참가자들과 즐기는 미식(美食) 페스티벌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난달 30일부터 열린 서울 고메 2012에서는 셰프들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갈라 디너의 값이 1인당 최대 60만원에 이르렀다.

 농림수산식품부·전북도가 한식의 세계화를 목표로 설립한 국제한식조리학교가 개교를 기념해 주최하는 ‘전북 고메’에는 이탈리아·프랑스·영국 음식과 한식에 정통한 요리사들이 나온다.

 이탈리아에 있는 제냐 국립요리학교의 안드레아 보탈라 교수는 한식에 양식 조리법을 접목, 우리 전통음식을 새로운 감각으로 해석해 낸다. 뉴욕 주재 프랑스영사관의 로렝 달레는 프랑스·미국 메뉴 등을 통해 한식의 다양성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서울 홍대 앞 ‘브리스톨 비스트로’의 조너선 타운젠트는 영국식 퓨전 요리를 보여준다.

 국내 스타 셰프로 주목받는 봉준호·최현석 등도 참가한다. 양식요리 경력 30년을 자랑하는 봉준호는 롯데호텔 ‘피에르가니에르’의 조리장이다. 음식의 물성을 변형시키는 ‘분자 요리’의 명인으로 꼽힌다. 서울 청담동 ‘엘본더 테이블’의 최현석은 400여 가지의 레시피를 개발했다. 또 외국인을 위한 한식요리의 전문가로 통하는 조희숙 우송대 교수가 출연한다.

 이들은 전국국제한식조리학교 학생·교수와 지역 음식전문가 등을 상대로 조리 시연을 하고, 강의도 한다. 특히 식재료로 전북지역에서 생산되는 복분자·장어·흑돈·미꾸라지·장류 등을 활용한다.

 행사를 총괄하는 정혜정 전주국제한식조리학교 교장은 “맛과 멋의 고장인 우리 음식문화 품격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주국제한식조리학교는 프랑스의 요리학교인 ‘르코르동 블루’를 모델로 지난 9월 문을 열었다. 2년 과정의 한식조리사반, 1년 과정의 한식 스타 셰프 양성반을 운영한다. 한식 이론과 실기를 5 대 5의 비율로 가르치고 한국문화·영어 교육도 한다.

◆음식창의도시=유네스코가 전통음식을 창의적 산업으로 발전시켜 온 지역을 선정해 이름을 붙여준다. 콜롬비아 포파얀(2005년)과 중국 청두(成都, 2010년), 스웨덴 오스터순드(2010년)에 이어 지난 5월 전주가 네 번째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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