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끝, 이젠 타도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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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현대자동차가 다시 힘찬 시동을 걸고 있다.

28일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2.14% 오른 5만7400원에 마감했다. 이틀째 오르며 열흘 만에 5만7000원대를 회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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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주가는 1월26일 6만원대를 기록한 후 줄곧 하락해 왔다. 외국인 투자자가 1월말 이후 지금까지 단 4일을 빼곤 매물을 쏟아낸데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 등 악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바닥을 찍고 다시 상승할 시점이 됐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현대차를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도요타를 꺾을 가능성이 있는 자동차 업체"라고 치켜세우며, 투자 등급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제너럴모터스(GM) 등 대형 업체들이 부진한 가운데 단종을 앞둔 EF소나타가 판매 호조를 보일 정도로 미국 시장 내 인지도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는 점을 삼성증권은 높이 샀다. 또 그동안 외국 차를 모방하던데서 벗어나 차별화를 하려는 연구.개발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대신증권와 동양종금증권도 자동차 내수가 회복될 가능성이 크고, 미 앨라배마 공장이 다음달부터 가동에 들어가기 때문에 주가가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상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적어도 3월 내수 판매가 과거보다 더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노사 문제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김학주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노사 문제"라며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5월부터 시작되는 임단협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 생산 등으로 환율에 대한 내성은 커졌지만 철판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지속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편 현대차와 함께 기아차도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다이와증권은 "유럽수출 증가와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 등으로 인해 장기적인 수익 확대가 기대된다"며 "올해는 영업환경이 썩 좋지않지만 2분기부터 기운을 내 내년부터는 실질적인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아들인 의선씨가 최근 사장에 취임한 것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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