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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업계 동시 감산돌입…건설업계 강력 반발

중앙일보

입력

철근업계가 가을철 성수기를 앞두고 일제히 감산에 돌입해 건설업계 등 수요가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INI스틸, 동국제강, 한국철강, 한보철강, ㈜한보 등 5대 철근생산업체들은 지난 27일부터 공장보수, 재고조정 등을 이유로 일제히 감산에 착수,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업계는 7~8월 비수기 중 건설공사 축소와 철근업체들 간의 출혈경쟁으로 상반기 현금가 기준으로 t당 30만원을 웃돌았던 철근가격이 26만원대 후반으로 떨어지면서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됨에 따라 대대적인 감산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최대 철근업체인 INI스틸 관계자는 "7월말 기준으로 작년엔 7천t에 불과했던 철근 재고가 올해엔 10만2천t으로 급격히 증가했다"면서 "적정재고 유지를 위해 과잉생산된 품목을 생산하는 공장들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한보철강 측은 철근가격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어 일정을 앞당겨 27일과 28일 공장을 세우고 보수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근업계는 이번 감산으로도 가격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9월 중 두차례에 걸쳐 공장가동을 중단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져 건설업계와의 마찰이 심화될 전망이다.

철근업계가 사상 초유의 동시 감산에 나선 것은 올들어 전기료, 고철값 등 원가는 크게 상승한 반면 7월들어 철근 가격이 급락해 적자가 누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철근업계는 27일부터 3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감산으로 가격이 t당 30만원 이상으로 유지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건설업계는 급격한 가격인상을 용인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건설회사 자재담당 관계자는 "철근가격이 급락한 것은 철근업체들 간의 출혈경쟁 때문"이라며 "급격한 가격인상은 건설업계의 채산성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이창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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