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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곳 잃은 돈' 더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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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떠도는 돈이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별로는 시중자금이 투자신탁.증권.종금 등 제2금융권에서 빠져나와 은행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은행의 수시 입출금식 예금은 5조3천억원이나 증가했다. 반면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 시장성 수신(4조3천억원)과 정기예금(3조4천억원)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와 함께 투신사 수탁고는 주식.혼합형 수익증권과 머니마켓펀드(MMF)를 중심으로 4조3천억원이 줄었으며 종금사 수탁고도 1조7천억원 감소했다. 주식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맡겨놓은 고객예탁금도 1조1천억원이 빠져나갔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연말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투신.종금사에 맡겨둔 돈을 한꺼번에 찾아 은행 대출금 등을 갚으면서 제2금융권 수탁고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에 주가가 급락하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증권.투신사에서 돈을 많이 빼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 4조원이나 감소했으며 회사채도 상환이 발행보다 1조7천억원 많았다.

한편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눈에 띄게 느려졌다. 지난해 12월 가계대출은 2조3천억원 증가해 전달(2조1천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지난해 9, 10월의 6조원대 증가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12월 1조8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쳐 지난해 월간 실적으로는 가장 저조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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