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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치료, 수술이 능사 아니다 … 운동으로 자연치유력 키우는 게 상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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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병원 나영무 원장이 어깨통증에 좋은 일명 ‘천사운동’을 선보이는 모습. 양팔을 벌린 상태에서 뒤로 젖히면 어깨관절을 조절하는 날개뼈의 안정성이 향상된다. 김수정 기자

“척추통증환자 중 수술을 해야 하는 사람은 10%에 그치지 않는다.” 솔병원 나영무(재활의학) 원장은 무분별하게 시행되는 수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국가대표 주치의’로 통한다. 축구선수 박지성·기성용·곽태휘를 비롯한 피겨 김연아, 골프 유소연, 농구 하승진 선수 등 다방면의 선수들이 나 원장의 손을 거쳐 갔다. 그가 꼽는 가장 좋은 통증치료법은 다름 아닌 ‘운동’. 최근 요통·어깨통 등 생활 속 통증을 위한 운동법을 담은 책 『수술 없이 통증 잡는 법』(청림Life)을 펴냈다. 나 원장에게 신체 부위별 통증을 해소하는 운동법에 대해 들어봤다.

허리통증으로 몇 달간 고생하던 박진수(가명·62·광주광역시)씨. 병원에서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고 수술을 권유받았다. 하지만 막상 수술하려니 겁이 났다. 차일피일 수술을 미루던 사이 증상이 심해져 허리통증이 다리까지 전이됐다. 그러다 지인의 권유로 수술이 아닌 시술(주사·충격파·운동요법 등)을 받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두 달 동안 재활치료를 받은 박씨는 증상이 80% 호전됐다.

 우리나라에서 척추수술은 흔한 수술이 됐다. 지난해 국내에서 14만9770명이 척추수술을 받았다. 5년 전에 비해 6만 건 정도 증가했다. 나 원장은 “척추수술 실력이 좋아진 면도 있지만 꼭 하지 않아도 될 수술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무조건 빨리 해치워야 하는 국민성도 한몫했다. 통증을 빨리 없애고 싶다며 수술을 부탁하는 환자도 많다.

수술 후 5년 지나면 안받은 환자와 동일

하지만 수술이 능사는 아니다. 나 원장은 “수술에는 언제나 위험요소가 따른다”며 “수술 후 합병증이나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은데, 증상이 재발하면 치료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수술 후 5년이 지나면 비수술요법을 적용한 효과와 동일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을 억제하는 것도 문제다. 인위적인 방법을 가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셈이다. 특히 칼을 댄 척추 조직은 점점 굳는다. 그러면 주변 부위는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많아져 무리가 간다. 또 딱딱해진 조직이 커지면서 신경통로를 막으면 신경을 눌러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반면 운동은 자생력을 키워 통증 완화를 돕는다. 나 원장은 “운동을 하면 혈액순환이 잘돼 통증이 감소하고, 체력이 강화돼 자연치유력이 증가한다”며 “평소 운동을 많이 해서 근육이 많거나 기초체력이 좋은 사람, 젊은 사람에게는 수술을 권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 신경마비·배뇨와 성기능장애가 나타나고, 비수술요법으로도 3개월 이상 통증이 계속될 때는 수술을 해야 한다.

어깨 아프면 회전근개 강화 위한 날개뼈 운동

허리가 아플 때는 척추의 축을 올바르게 잡아주는 운동이 좋다. 단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을 위한 운동법은 반대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우선 앉아 있거나 허리를 구부릴 때 통증이 나타나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한다. 이때는 앞으로 구부러진 척추를 정상 굴곡으로 펴주는 운동이 좋다. 누운 상태에서 허리 부위만 들어주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단 윗몸(허리)을 앞으로 굽히는 동작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곧게 펴거나 뒤로 젖힐 때 아프다. 디스크가 닳아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다. 이럴 땐 척추관의 공간을 넓히기 위해 등을 둥글게 말아준다. 누워서 살짝 윗몸을 일으키는 동작이 좋다.

 어깨가 아프면 대부분 오십견을 의심한다. 하지만 나 원장은 “어깨 통증의 70~80%는 단순히 굳어서 생긴 오십견이 아니라, 회전근개 손상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회전근개란 어깨를 돌리는 데 사용하는 근육과 힘줄이다.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파열된다. 팔을 옆으로 들 때, 어깨를 회전할 때 아프다.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어깨의 사용을 줄인다. 염증치료와 주사요법으로 손상된 부위를 치료하고 나서 회전근개 강화 운동을 한다. 팔을 몸에 붙인 채로 어깨를 회전하거나, 양팔을 벌린 상태에서 날개뼈를 뒤로 젖힌다. 평소 무거운 짐을 드는 것은 피하고 팔을 사용할 때는 팔꿈치를 몸통에 붙인 채로 움직인다.

 무릎통증은 대부분 여성들이 호소한다. 나 원장은 “여자는 남자에 비해 약한 인대를 타고나는 데다 근력도 약하다”며 “더욱이 쪼그리고 앉아 손빨래나 걸레질을 하는 생활 습관은 무릎 관절염의 치명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가급적 무릎에 무리가 가는 자세는 피하고, 허벅지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벽에 기댄 채로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스쿼트 운동, 똑바로 앉은 자세에서 무릎 밑에 수건을 두고 발목 세우기, 다리를 쭉 뻗어 힘을 줬다 빼기 등의 동작이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목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나 원장은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거나, 고개를 숙이는 시간이 많은 실험실 연구원·수술의사 등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100% 목디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럴 땐 손으로 가볍게 목을 누르며 마사지를 해준다.

바른 자세는 통증 예방 지름길

일상생활에서 통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 원장은 ‘바른 자세’를 꼽았다. 그는 “신체는 구조상 똑바로 서서 생활해야 무리가 가지 않도록 설계됐다”며 “하지만 앉아 있는 시간이 늘면서 몸의 구조가 틀어지고 균형이 깨져 어깨 결림·두통·요통 등 다양한 통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자세를 30분 이상 유지하지 말고, 척추가 틀어지지 않게 특정 부위에만 힘이 쏠리는 걸 주의해야 한다. 나 원장은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목 받침이 있는 의자를 선택해 머리를 받침대에 대는 것이 좋다. 모니터는 고개가 숙여지지 않는 높이로 조정한다”고 말했다. 잘 때도 엎드리거나 옆으로 눕지 않도록 한다.

 운동은 통증치료법이자 예방법이다. 운동으로 체력이 단련된 사람은 통증이 쉽게 발생하지 않는다. 단, 이미 통증이 심한 환자는 과욕을 부려선 안 된다. 나 원장은 “통증 환자가 배드민턴·자전거·마라톤·등산과 같은 고난도의 운동을 하면 오히려 병을 키운다”며 “먼저 부위별 재활운동으로 몸을 만든 다음에 스포츠를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추운 겨울철엔 신체 모든 조직이 수축하므로, 운동을 시작하기 전 가벼운 체조로 충분히 몸을 풀어줘야 한다.

오경아 기자

나영무 원장이 추천하는 통증 해소법

■ 허리

1 무릎을 구부린 상태로 누워 허리와 엉덩이 부위를 최대한 올린다. 몸이 좌우로 흔들리지 않도록 근육에 집중한다.

2 다리를 90도로 들어올린 상태에서 복부만수축해 윗몸을 일으킨다. 1초 정지 후 천천히 내려간다.

■ 무릎

3 무릎 밑에 수건을 두고 앉은 상태에서 발목을 수직으로 올려 허벅지 근육을 수축한다. 5초 동안 유지한다.

4 큰 볼에 등을 기대고 어깨 너비로 벌려 선 상태에서 다리를 30도 정도로 천천히 구부렸다 편다.(미니스쿼트 운동)

■ 어깨

5 어깨와 팔꿈치를 몸에 붙이고 주먹 쥔 손을 안쪽과 바깥쪽으로 움직인다. 이때 반대쪽 손은 주먹 쥔 손을 밀며 저항을 준다.

6 서서 상체를 곧게 세우고 양팔을 벌린 다음, 양쪽 날개뼈가 맞닿을 정도로 뒤로 당긴다. 10초 동안 유지한다.

■ 목

7 손으로 머리를 미는 동시에, 머리는 손을 민다. 6초 정도 밀고 살짝 힘을 뺐다가 다시 힘을 준다.

8 목 뒤, 목 옆 등 통증 부위의 근육을 손으로 가볍게 누르며 마사지한다. ※각 운동당 15~20회씩 3세트 실시

[사진 청림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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