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도시바, 1만7천명 감원계획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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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명한 전자업체 도시바(東芝)는 올 회계연도수익전망을 적자로 수정하고 오는 2004년 초까지 국내 인력의 12%인 1만7천명을 감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계획을 27일 발표했다.

오카무라 다다시(岡村正) 회장이 이날 오후 4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구조조정안에 따르면 오는 2003 회계연도 만료 시점(2004년 3월말)까지 해외 사업장을 포함한 전체 직원 18만8천여명 중 10%인 1만8천800명을 줄인다는 계획 아래 국내 인력14만4천명 중 1만명을 재배치하고 1만7천명을 감원키로 했다. 이번 구조조정 계획은최근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일본 주요 전자.반도체 업체의 구조조정안 중에서도 가장 파격적인 규모이다.

도시바는 성명을 통해 "업계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하는 기업 환경에 유연하게대처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도시바는 내년 3월말까지인 2001 회계연도의 수익전망을 지난 4월 내놓은 600억 엔 순익에서 1천150억 엔 순손실로 수정했다. 또 2003년 3월말까지 21개 국내 제조공장의 30%를 통합해 제조.공정 공장을 포함한 전체98개 공장 중 25%를 감축키로 했다.

도시바는 이와 함께 이전에 발표한 3천500억엔 규모의 자산 매각안에 덧붙여 4천500억엔 규모의 자산을 추가 매각하는 등 총 8천억엔에 달하는 자산 매각을 추진키로 했다.

도시바는 이어 그룹 구매비용도 향후 2년간 20%(5천600억 엔) 줄이기로 하는 한편 오는 10월 경영진 재구성안을 마련해 올 회계연도 내에 전체 경영 참모진의 10%를 감축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도쿄(東京) 증시에서는 발표 소식에 힘입어 도시바 주가가 6% 오른 606 엔을 기록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주말 33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진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이와 관련해 도시바가 메모리칩 분야에서 사업체를 분리하기 위해 독일의 제2 반도체 업체 인피네온 테크놀로지와 메모리칩 사업 합작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도시바에 이어 최대 전자업체인 히타치(日立)도 직원 약 2만명을 감원하는계획을 곧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히타치 주가도 이날 오후 장에서 3.54% 오른 1천23엔을 기록했다. 히타치 관계자는 "다음달 10일까지 수익전망 분석을 완료하고이에 기초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올초 반도체 칩 메이커인 후지쓰와 NEC는 각각 1만6천명과 4천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도쿄의 증시 분석가는 "도시바가 D램 반도체 생산 라인을 해외로 이전하고 궁극적으로는 메모리 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향후 급격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도쿄 교도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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