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박형 전원주택 바람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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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46)씨는 20여년간의 일본 생활을 청산하고 지난 5월 귀국해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에 전원주택 겸 민박집을 지었다.

외환위기 전에 사둔 땅 5백평(평당 55만원)을 놀리기 아까워 아예 집을 지어 살면서 민박사업을 하기로 한 것.

金씨는 방갈로 형태의 6~18평짜리 민박집 9동을 지었다. 건축비 1억8천여만원, 땅값 2억7천5백여만원을 합쳐 총 4억5천5백만원이 들었다. 金씨는 성수기인 7, 8월에만 2천3백여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요즘 전원주택 시장에 민박형 전원주택 바람이 불고 있다. 유원지나 관광지 인근 등에 전원주택을 지어 민박을 운영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펜션으로도 불리는 민박형 전원주택 시장은 최근 정부가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키로 함에 따라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저금리 체제는 시중 여윳돈을 고정수입이 생기는 이 시장으로 급속히 끌어들이고 있다.

참조

OK시골 김경래 사장은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 금.토요일 이틀동안 손님을 받을 수 있어 민박 수입도 늘어나게 된다" 며 "전원주택이 단순한 전원생활에서 거주와 임대를 겸한 수익형으로 바뀌고 있다" 고 말했다.

◇ 어디가 유망하나=이제까지 서울에서 승용차로 1시간 안팎인 용인.양평이 인기였다면 지금은 2~3시간 떨어진 강원도 인제.홍천.평창, 충북 충주.제천, 충남 서산.당진 등과 해변이 유망하다.

주 5일 근무제가 정착하면 레저인구의 활동영역이 넓어지는 데다 이들 지역은 개발이 덜 돼 있어 땅값도 비교적 싸다.

골프장.스키장.유원지.바닷가가 가까운 곳은 고정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땅값은 강원도와 충청도는 평당 5만~20만원, 수도권은 평당 10만~30만원 선이다.

◇ 어떻게 짓나=민박집 건축자재는 목조.통나무.벽돌 등 다양하다. 전원주택 웹진인
OK시골(http://www.oksigol.com)은 흙집 전문 건축회사인 행인흙건축과 공동으로 민박형 황토전원주택 모델을 개발, 공급하고 있다.

규모는 건축신고로만 지을 수 있는 60평이 일반적이다. 주인이 직접 살면서 운영하기 때문에 살림집과 민박집을 본채와 별채로 분리하거나 위.아래층으로 나눠 쓰는 경우가 많다.

평당 건축비는 2백50만~3백만원. 조경비와 집기.기타 경비 등으로 4천여만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숙박요금은 방 규모.시설에 따라 다르지만 성수기 기준으로 개당 5만~13만원을 받을 수 있다. 대정하우징 박철민 사장은 "여름 성수기 때는 가동률이 1백%에 이르고 비수기는 30~50%" 라며 "이 경우 건평 60평짜리(방 4~5개)를 운영해도 연평균 3천만~5천만원 정도의 순수익을 낼 수 있다" 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seom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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