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 피플] 천리안 주부동호회 김민선씨

중앙일보

입력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천리안 주부동호회 회원인 김민선(39)씨는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서 이 말을 실감한다. 특히 PC통신 쪽에선 강산이 두세번은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1991년 처음 접한 PC통신 세상. 곧바로 천리안 주부동호회에 가입, 사이버세상을 열심히 휘젓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됐다.

그는 창설멤버 가운데 유일하게 아직까지 동호회 활동을 하는 골동품(□)같은 주부다. 김씨가 PC통신과 인연을 맺은 것은 당시 두살배기였던 아들 준호 때문이었다. 육아 문제가 다급했던 그는 사이버세상에서 각종 지혜를 배우면서 네티즌이 됐다.

"주부동호회는 주부들이 수다떠는 공간이 아니예요. 우리들은 여기서 삶의 지혜를 배우고 동료와의 연대를 통해 주부로서 자아(自我)를 찾을 수 있었어요. "

3대와 4대 회장을 역임한 그가 주부동호회에서 겪은 사연을 얘기하자면 밤을 샐 정도.

한 회원의 남편이 직장에서 감전 사고를 당해 팔다리를 쓸 수 없게 되자 동호회 회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도와 지금은 컴퓨터그래픽 전문가가 됐다. 이 가족은 한국정보문화센터에서 ''정보가족'' 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유학.이민 등으로 해외로 나간 회원들이 지금까지 서로 연락하고 정보를 교환, 주부동호회는 어느덧 범세계적 조직이 됐다고 자랑한다.

김씨는 요즘 학부모정보감시단에서 활동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전국을 돌며 정보통신윤리 강의를 한다.

"요즘 인터넷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유해정보가 범람하고 있어서 큰일이에요. 인터넷의 어두운 면을 들춰내 밝히는 작업도 실제 학부모인 우리가 해야 할 일이지요"

최근에는 동호회 활동을 통해 배운 유아교육과 관련한 각종 프로그램과 CD롬 타이틀 정보를 정리해 『준호는 컴퓨터와 잘 놀아』라는 책도 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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