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시 힘 합치니 … 대구 의료관광객 29%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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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 3월 13일 계명대 동산병원에 카자흐스탄인 카세노바(42·여)가 입원했다. 그는 병명을 몰라 고생하다 알마티동산병원에서 신장질환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대구에 왔다. 알마티동산병원은 동산병원이 현지 주민을 위해 1996년 알마티시에 설립했다. 그는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뒤 3월 21일 본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9월에는 그의 남편을 데리고 와 귀 수술을 받게 했다. 카세노바는 “알마티동산병원 덕에 우리 부부가 건강을 되찾았다”며 고마워했다. 동산병원이 올 들어 6월 말까지 유치한 의료관광객은 모두 670명이다.

 동산병원처럼 대구지역 병·의원에 의료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와 의료기관이 협력해 이들을 유치할 기반을 구축하고 유치에 나선 덕분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까지 대구의 병·의원을 찾은 의료관광객은 443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33명보다 29.1% 늘었다. 2009년에는 2816명, 2010년 4493명, 지난해엔 5494명이었다. 시는 연말까지 전체 인원이 70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는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지난해 도심에 의료관광종합안내센터를 설치했다. 의료관광객이 단체로 방문할 경우 교통편을 제공하고, 원활한 진료와 관광·쇼핑을 위해 통역 인력도 지원한다. 이를 위해 통역 등 60명의 의료관광 전문인력을 양성했다. 미국·중국·동남아 등지를 매년 2, 3차례 방문해 의료관광상품을 소개했다. 의료기관도 팔을 걷었다. 동산병원은 알마티동산병원에 의료관광홍보관을, 파티마병원은 캄보디아 프놈펜에 파티마메디컬센터를 열어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고 있다. 대구지역의 특화 진료 프로그램도 한몫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의 모발이식센터와 동산병원의 구순구개열·얼굴성형센터가 대표적이다. 파티마병원·동산병원·영남대병원은 중국과 동남아지역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관광객을 대거 유치했다. 홍보도 한몫했다. 지난해 8월 열린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 각국 임원과 기자단을 대상으로 의료관광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각종 학술대회 등 국제행사 때마다 의료관광홍보관을 설치해 대구 의료관광 프로그램의 우수성을 알렸다.

 이에 따라 의료관광객을 겨냥한 시설도 들어선다. 대구의 엘디스리젠트호텔은 내년 초 중구 동산동 호텔 주차장 터에 지상 18층짜리 ‘메디텔’(의료와 숙박기능을 겸한 건물)을 짓기로 했다. 이곳에는 성형외과·피부과·치과·안과 등이 들어서 의료관광객을 유치한다.

 대구시 홍석준 의료산업과장은 “성형·모발이식 등 경쟁력 있는 분야가 많고 비용도 서울보다 최고 20%가량 싸 의료관광객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을 유치하는 업체도 지난해 9곳에서 올해 16곳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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