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술학습지, 수도권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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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그리게 하는 미술교육에서 벗어나 그림과 사물의 구조적 원리를 이해시킨 뒤 아이들 스스로 그리게 하는 학습 방법이 인기를 끄는 것 같습니다. "

방문 미술지도라는 독특한 아이템으로 학습지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홍선생 교육' 의 여미옥(41) 대표는 "미술 교육은 아이들에게 즐거움과 성취감을 줄 수 있어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홍선생 교육은 거대업체들이 선점한 학습지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며 서울에서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올 3월 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평촌 지사가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서울.경기 지역에만 벌써 14개의 지사를 개설했다. 지난 6월 영업을 시작한 서울 강남구의 지사는 주부들의 입 소문을 통해서만 2백여 명의 회원이 가입했다.

"1994년 설립 이후 한문.국어 교육으로 경남지방에서는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었지만 전국 진출은 한계가 있었지요. 그 돌파구를 방문 미술지도에서 찾았습니다. "

미대출신 교사들을 주축으로 3년간에 걸쳐 개발한 교재는 일종의 미술 매뉴얼이다. 학생들은 서너 명이 한 팀이 돼 주 1회 두 시간씩 미대출신의 방문교사로부터 데생, 크로키, 수채화, 디자인, 판화, 파스텔화 등 미술의 전 영역에 걸쳐 지도를 받는다. 교사는 절대 직접 그려주지 않고 사물의 특성과 그림의 원리를 설명해줄 뿐이다.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이 대상이지만 가족취미 삼아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배우는 팀도 있다고. 팀당 월회비는 21만원.

'홍선생 교육' 은 프랜차이즈 형태로 지사를 모집하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은 까다롭기 그지없다. 현재 전국에 26개 지사가 있는데 지사장들은 평균 3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아무리 사업이지만 엄연히 교육의 일환인 만큼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열의가 없으면 곤란하지요. "

余대표는 당초 '홍선생 교육' 의 창원지사장으로 시작했다가 본사가 문을 닫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업체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했다는 余사장은 당시의 경험이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너무 소중하다고 말했다. 1588-0088.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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