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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후 스트레스 풀기 제격 … 강남역 주변 ‘스터디 카페’ 많이 생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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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아일랜드’ 내부 모습. 강남역 11번 출구를 나와 우측 이면도로에서 한남대교 방향으로 스터디카페가 주로 형성돼 있다. [사진 메이아일랜드]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는 서울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손에 꼽히는 지역이다.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 이들의 수요에 맞게 의류·화장품 매장, 영화관, 다양한 식당들이 자리 잡고 있다. 밤이 되면 강남대로 좌우 이면도로에 있는 여러 종류의 술집이 새벽까지 불야성을 이룬다. 이 지역에 젊은층의 관심을 끄는 스터디·북카페가 형성돼 가고 있다.

스터디 카페는 기존 카페와 다르다. 대화를 할 수 없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혼자 또는 다수가 차를 마시며 공부를 하는 곳이다. 카페와 도서관의 중간 형태다. 카페의 소란스러움과 도서관의 답답함을 없앴다고 운영자들은 말한다.

취업준비생이라고 밝힌 한 여성 고객(26)은 “카페는 공부하기 너무 시끄럽고 도서관은 답답하다”며 “스터디카페는 조용하면서도 자유로운 분위기라서 집중이 잘된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역은 카페, 술집들이 많아 공부를 마치고 친구들을 만나 스트레스 풀기도 좋다”고 덧붙였다.

강남지역 중 유독 강남역 일대에 스터디카페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대형 학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해커스, YBM, 파고다 같은 대형 어학원들이 몰려있다. 중소형 어학원까지 파악하면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이뿐 아니다. 승무원 교육, 취업컨설팅 같은 전문 학원들도 들어서 있다. 학원 자습실은 비좁고 수강생이 모두 이용하기엔 규모가 작다. 수강생들에겐 조용하게 공부할 곳이 필요하다.

테헤란로를 따라 회사가 많다는 점도 카페가 생겨난 주요인이다. 강남역 일대에는 삼성전자 본사를 비롯해 대기업과 IT기업, 은행이 몰려있다. 이 기업에 다니는 20, 30대 직장인들이 스터디 카페의 주요 고객이다. 취직에 성공해도 자기계발을 끊임없이 해야하는 회사 분위기 때문에 공부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강남역이 교통의 요지라는 점도 무시 못할 요인이다. 하루 유동인구 100만 명이 찾는 곳이다. 사람이 많으니 그 중에서 스터디 카페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도 많을 수 밖에 없다.

서울과 가까운 지방 대학 스쿨버스가 강남역에 정차해 학생을 태우고 내린다는 점도 형성을 부추겼다.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스터디카페 특성상 학생이 많은 곳에 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강북지역 중 주변에 대학교가 많은 신촌에 스터디카페가 형성된 것과 같은 이유다.

이런 카페들은 젊은층이 만족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 시설에 신경 썼다. 개인별 스탠드와 인터넷 이용은 기본이다. 두 개 층 규모에 모임공간과 북카페가 함께 운영되는 ‘메이아일랜드’는 유·무선 인터넷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비행기 좌석을 본뜬 좌석, 좌식 공간,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비즈니스실 등을 갖췄다.

2층 규모에 전철형 좌석과 볼체어가 있는 ‘에이블스퀘어’, 시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드림스테이’, 5천여 권을 보유한 ‘토끼의 지혜’ 등도 있다. 그러나 스터디 카페를 열었다고 성공으로 바로 이어지진 않는다.

오신(38) 메이아일랜드 대표는 “이용 금액을 낮추는 전략으로 시설 투자를 별로 하지 않고 문을 여는 곳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자리를 잡지 못했다”며 “젊은 고객들의 취향과 요구사항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한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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