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클러스터 중심 경주에서 원전 전문가 양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이계영 총장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총장 이계영)는 국내에서 최초로 에너지환경대학을 만들었다. 5년 전인 2008년 동국대는 정원 80명으로 에너지와 관련해 학과가 아닌 단과대학을 설립했다. 경주로 모여드는 에너지 관련 시설을 겨냥한 인력 양성을 위해서다. 원자력발전소(원전)는 경주에 자리잡은 월성원전뿐 아니라 동해안을 따라 북쪽에 울진원전, 남쪽에 고리원전이 있다. 또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본사, 양성자가속기 등도 들어선다.

에너지환경대학의 전공 분야는 크게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로 나뉜다. 원자력 전공은 원전·방폐장 등 원자력 시설의 설계·건설·운영과 연구개발 분야를 공부한다. 또 재생에너지는 풍력·태양광·연료전지 등 미래 재생에너지 시스템과 소재 등을 개발한다. 지난해부터 졸업생이 배출되고 있다. 졸업한 21명은 방폐공단 2명 등 에너지 관련 기업에 100% 취업했다. 다음은 에너지환경대학을 처음 만든 이계영 총장과의 일문일답.

- 에너지 관련 단과대를 만든 배경은.

“원전은 전력을 생산하면서 동시에 위험성도 안고 있다. 동해안 원전은 그동안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하고도 지역은 거기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했다. 그런 생각을 다듬어 2007년께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구상을 경북도에 제안하고 인재 양성에 나선 것이다. 동국대는 전통적으로 인문사회 분야가 7대 3 정도로 강세다. 편중된 전공 구조도 바꿀 필요성이 있었다. 원자력공학과는 당시 서울대 등 6곳에 개설돼 있었다. 단과대학 신설 추진에 교내에선 지금 시작해 경쟁력이 있겠느냐는 반발도 있었지만 경주에 방폐장 등이 새로 유치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에너지환경대학 학생들이 에너지공학관에서 실습하는 모습. [사진 동국대]

- 교수진은.

“원자력연구소 등 실무에 몸담았던 전문가를 특별채용했다. 모두 8명이다. 교과 과정은 1, 2학년은 기본 교과목을 배우고 3, 4학년부터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로 트랙을 구분한다.”

- 어떤 인재를 양성하나.

“원전 등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다. 교수들이 학생들을 과외시키듯 가르치고 한수원 등 대기업 수준에 맞는 영어 공부도 유도하고 있다. 이제는 대학원 과정도 만들어졌다. 특히 석사 과정은 건설 중인 양성자가속기사업단과 주문식 교육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교육과학기술부·지식경제부·경북도 등 3개 기관 원자력 관련 인력 양성사업을 모두 따냈다.”

- 취업 전망은.

“방폐장에 이어 한수원 본사도 건설 중이다. 두산중공업 등 한수원 관련업체 500~600곳도 인근에 따라 들어설 것이다. 예산 때문에 건설이 지연됐던 양성자가속기도 곧 마무리된다. 지역에 에너지 환경이 무르익고 있다. 동국대는 경쟁력이 있다. 관련 기관은 그동안 서울에서 인력을 뽑아 이곳으로 보냈는데 이탈자가 많았다. 이제는 우리에게 ‘좋은 인재를 키워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