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 경제학자들 위안화 절상압력 비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 컬럼비아대학의 조셉 스티글리츠(사진(右)), 로버트 먼델(사진(左)) 교수가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이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경고하고 나섰다. 2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두 학자는 최근 한 세미나에 함께 참석한 자리에서 위안화 평가절상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는 데는 별 효과가 없는 반면 중국의 빈부격차 문제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티글리츠와 먼델은 "미국 정치인들은 1980년대 미국이 큰 무역적자를 내자 일본을 비난했었다"며 "이제 공격대상이 중국으로 바뀐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두 교수는 미국 경제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미국 내부의 저축.투자의 불균형 때문이지 중국과의 무역 역조 때문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스티글리츠는 특히 "중국은 원재료를 수입.가공한 뒤 30% 정도의 부가가치를 얹어 수출하고 있다"며 "위안화 가치가 10% 올라도 원재료 수입가격 하락 등을 빼면 중국이 얻는 부가가치의 3% 정도가 줄어들 뿐인데 이 정도로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줄어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미국의 적자해소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않는 대신 아직 사회 안전망을 제대로 갖추진 못한 중국에서 농민들에게 부정적인 효과가 있는 등 빈부격차만 심화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조셉 스티글리츠는 정보의 불균형이 경제 현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정보경제학'을 정립한 공로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의 고금리 정책을 비판하는 등 개발도상국을 옹호하는 주장을 많이 펴왔다. 로버트 먼델도 유럽 단일통화의 기초를 다지는 이론을 제공해온 환율과 국제 자본 이동 분야의 전문가로 1999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바 있다.

이승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