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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작 파행 언제까지…

중앙일보

입력

한국연예제작자협회(회장 엄용섭) 가 지난 10일 임시비상총회와 비상대책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11일부터 출연거부를 라디오 등 MBC 전매체로 확대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MBC 프로그램의 파행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라디오의 경우 'FM 플러스' , '클릭 1020, 이동건입니다' , '이주노의 뮤직토크' 등이 제작자협회 소속 연예인이 진행하는 프로다. 제작자협회는 일단 MBC가 후속 진행자를 구할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해 1주일간 출연 거부를 유예했으나 게스트 출연은 전면 거부키로 했다.

TV 프로그램은 '일요일 일요일밤에' 의 간판 코너인 '러브하우스' 가 협회 소속인 신동엽의 재계약이 불투명해 9월부터 차질을 빚게 됐다. '목표달성 토요일' 의 경우 'god의 육아일기' 등을 재방송하고 있으나 다음달 중 새 코너를 선보일 예정이다.

MBC 예능국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MBC 전 프로그램이 차질을 빚게 됐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프로그램 개발에 나설 수 밖에 없게 됐다" 고 말했다.

반면 지방계열사의 경우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 대부분 보도.교양물이라 협회의 출연거부에 따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17일 '시사매거진2580' 의 연예인 '노예 계약' 보도로 촉발된 연예인의 출연거부는 MBC와 협회가 물밑 접촉을 통해 상당 부분 타협점을 도출하는 듯했다.

제작자협회는 '뉴스데스크' 를 통한 사과, 관련자 문책, 프로그램 재제작 등의 요구조건을 실질적으로 철회했고, MBC도 협회의 의견을 수용해 지난 8일 연예정보프로그램인 '섹션TV 연예통신' 을 통해 그들의 입장을 반영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의 내용을 둘러싸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출연거부 사태가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이번 사태는 거대 방송사와 힘이 세진 제작사 간 자존심 대결의 성격을 띠고 있어 최종적으로 어느 한 쪽이 명예에 큰 타격을 입어야 하기 때문에 해결이 더욱 어렵다.

또 두 조직 다 구성원들이 이질적이라는 점이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MBC의 경우 소속이 어디냐에 따라 이 문제를 보는 시각이 크게 다르다.

그런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 MBC는 지난달 말 보도국.예능국.홍보국 등 각 부서 소속 8명을 위원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시켜 협상 창구로 내세우고 있다. 2백50여개 회원사로 구성된 제작자협회 내부에도 신세대와 구세대 매니저, 그리고 소속 가수의 현재 활동 여부에 따라 출연거부를 둘러싼 입장차가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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