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 시장쟁탈전 2라운드 '후끈'

중앙일보

입력

이동통신 기업들의 시장쟁탈전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SK신세기 통신과의 합병 조건인 '시장점유율 50% 이하' 를 만들기 위해 올 상반기 내내 고객 줄이기에 여념이 없었던 SK텔레콤은 다시 절대 우위를 확보하겠다며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반면 SK텔레콤의 발이 묶인 사이 가입자를 대폭 늘린 KTF와 LG텔레콤은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며 고객끌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의 전략은 크게 두가지. 가입자 확보 측면에서 중고생 시장을 공략하고, 매출 신장을 위해 무선 인터넷 컨텐츠를 대폭 강화, 이용 시간을 늘린다는 것이다. 이미 20대 이상의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또 단순한 전화 통화 시간도 더이상 늘리기는 곤란하다는 판단이다.

PCS 등장 이후 경쟁시장에서 단말기 구입 보조금을 지급하며 가입자 유치에 여념이 없던 1라운드를 지나 새로운 경쟁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 중고생 고객확보=이동통신 3사들이 잇따라 13-18 전용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LG텔레콤이 지난달 30일 선보인 '카이홀맨' , KTF가 지난 1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Bigi(비기)' 등이 그것.

SK텔레콤도 중고생을 위한 'TTL-Teen' 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용요금 체계가 확정되면 곧 서비스를 시작할 태세다.

이런 서비스들은 모두 중고생의 취향에 맞도록 문자메시지를 전송할 때의 이용료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했고, 놀이공원.영화관.패스트푸드점 등을 이용할 때 할인 혜택을 준다. 또한 컴퓨터교실.농구교실.명사강좌 등을 열어 가입자는 무료로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동통신사들이 중고생 시장을 노리는 이유는 4백50만 중고생 중 유대폰 사용자는 30% 미만이어서 시장개척 가능성이 많이 남아 있고 서비스 내용에 따라 이동통신사를 바꾸는 성향이 크다는 점 등이다.

또한 이들이 20대에 이르기까지 구미에 맞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경우 평생고객이 된다는 것도 노리는 바다.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사회생활을 하는 20대 이상은 이동전화 번호를 바꿀 경우 새 번호를 일일이 알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번호를 교체하는 일이 거의 없다" 고 말했다.

◇ 무선인터넷 컨텐츠 강화=이동통신사의 매출은 가입자 수와 휴대폰 사용시간에 좌우된다. 가입자 수를 크게 늘리기 힘들게 된 현재 매출을 늘리려면 휴대폰 사용시간을 늘리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결국 무선 인터넷 컨텐츠를 한층 강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동통신사들의 한결같은 결론이다. 또한 콘텐츠 개발 벤처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동통신사들의 전략과 맞아 떨어져 나날이 새로운 무선 인터넷 컨텐츠들이 등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올 상반기 무선 인터넷 매출은 8백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백75억원보다 2.3배나 늘었다.

이동통신사들은 특히 게임 개발에 주력한다. 약속장소에서 상대방을 기다릴 때나 지하철 안 등 '킬링 타임' 이 필요한 경우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LG텔레콤은 지난달 말 019를 통해 1백여개의 게임을 할 수 있는 '게임나라'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의 무선 인터넷 n.TOP에는 최근 골프 게임이 등장했다.

이밖에도 무선 인터넷을 통해 지리.교통.날씨 정보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최근 들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권혁주 기자 joo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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