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승부 … 오바마 6년 조직 vs 롬니 투표일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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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 대선을 이틀 앞둔 4일(현지시간) 뉴저지주 오션카운티 주민들이 조기 투표를 하기 위해 줄 서 있다. 이 지역은 허리케인 샌디의 여파로 전력이 복구되지 않은 곳이 많아 주 정부가 임시 투표소를 설치하고 e-메일·팩스를 통한 전자투표를 독려했다. 미 언론들은 3일까지 조기 투표에 참여한 2800만여 명 중에는 민주당원이 공화당원보다 다소 많아 오바마 대통령이 약간 우세한 것으로 분석했다. [오션카운티 로이터=뉴시스]

미국 대선을 이틀 앞둔 마지막 일요일인 4일(현지시간). 아침 일찍 뉴햄프셔에서 출발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플로리다·콜로라도·오하이오를 돌았다. 주는 4개였지만 동선은 동부에서 남·서부 등 미 전역을 누빈 셈이다. 롬니는 그동안 14차례나 찾은 아이오와에서 마지막 일요일의 유세를 시작했다. 그러곤 펜실베이니아를 거쳐 대선 승리를 위해 놓쳐선 안 될 오하이오에서 하루를 접었다.

 각종 여론조사는 오바마의 근소한 우세를 점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윙스테이트(경합주) 승부가 오차범위 내여서 롬니 측은 막판 역전의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승부를 위해 남은 변수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첫 변수는 바람과 조직 중 누가 우세하냐의 싸움이다. 2008년 ‘변화’와 ‘도전’이라는 슬로건으로 무장했던 오바마는 이번엔 롬니의 바람을 조직으로 상대해야 하는 처지로 변했다. 오바마가 후보 경선을 포함해 6년 전부터 조직을 다져온 반면 롬니는 지난 4월 후보로 확정돼 조직에선 열세다. 하지만 공화당 지지자의 80%가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보일 만큼 막판 롬니의 바람은 거세다. 투표일 현장의 열기에 따라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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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변수는 롬니의 ‘영토 확장’이 성공할지 여부다. 롬니는 민주당 우세지역으로 분류돼온 펜실베이니아·미네소타·미시간 등 3개 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롬니 캠프는 마지막 1주일 동안 펜실베이니아에만 200만 달러의 TV광고를 쏟아 붓는 물량공세를 펼쳤다. 펜실베이니아는 최근 다섯 번의 대선에서 공화당이 평균 43%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롬니의 의도대로 3개 주를 빼앗아온다면 오바마의 표를 가져오는 것인 만큼 효과는 배가 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무당파 유권자는 3~5%에 달한다. 이 표가 마지막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3%포인트 이내 접전을 벌이는 초경합지 승부가 달라진다. 부동층으로 불리는 이들의 선택은 늘 승자를 가려왔기 때문이다. 2008년 오바마는 부동층 조사에서만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8%포인트 차로 이겼고, 2010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부동층에서 민주당을 19%포인트 차로 이겼다. 갤럽 등의 부동층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와 롬니는 동률을 기록해 왔으나 허리케인 샌디 효과 이후 오바마 쪽으로 기우는 추세다.

 넷째 변수는 오바마가 4년 전처럼 젊은 층 유권자들의 표를 독식하느냐 여부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18~29세 유권자는 4600만 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24%에 달한다. 4년 전엔 이들 중 84%가 투표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앞두곤 투표할 의사가 있다는 비율이 71%로 급락했다. 공공정치학자인 도나 세이모어는 그 이유를 “경제난으로 청년실업이 늘어난 데다 학자금 부채에 시달리는 젊은 층에서 오바마의 정책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 조사에 따르면 남성 유권자에서 롬니는 오바마를 51% 대 44%로 앞서는 반면 여성 유권자에선 오바마가 롬니를 51% 대 43%로 9%포인트 앞서고 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여성표가 강세다. 하지만 2008년 대선 당시 여성표에서 오바마가 매케인을 13%포인트 차로 압도한 것에 비하면 그 격차가 줄었다. 승부의 추를 기울게 할 수도 있는 마지막 변수는 오바마가 여성표를 얼마만큼 결집시킬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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