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등급제, 사실은 유명무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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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쌀 선택을 위해 만들어진 '쌀등급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주홍 의원실이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쌀을 조사해본 결과 모든 쌀에 등급과 단백질함량이 ‘미검사’라 표시돼 있었다.

농식품부가 최고의 고품질쌀임을 인정하는 ‘Love 米(러브미)’인증을 받은 쌀도 ‘등급표시’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은 158개소 중 116개소가 품위 검사장비를 보유하고 있는데도 검사를 하지 않고 '미검사'로 표시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단백질함량 표시도 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유인즉 도정후 판매시까지 남아있는 쌀이 유통기간 동안 품질이 변해 적발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쇠고기 등급은 5단계(1++, 1+, 1, 2, 3등급)로 1등급이 중간급인데 반해 쌀은 1등급이 최상급이어서 2등급조차도 나쁜 쌀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질이 떨어지는 4.5등급인 경우 정확히 표시하는 것보다‘미검사’로 표시하는 게 오히려 판매에 유리하다. 1억원 내외인 분석장비를 구입한 RPC나 정미소들도 수확기 때 한꺼번에 출하되는 벼를 단백질 함량에 따라 구분.보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황 의원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이라며 "지나치게 세분화된 등급규격을‘특등급, 상, 보통’등으로 단순화하고 11월부터 의무화되는‘단백질 표시’는 일본의 ‘식미지표’처럼 ‘임의표시사항’으로 전환하는 것이 고품질 쌀 육성에 힘써온 농식품부의 정책방향에도 부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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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기자 jybae@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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