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물량 316건으로 용인시 가장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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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시장은 부동산 경기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으면 경매로 넘어가는 물건이 많아진다. 응찰자는 줄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떨어진다. 반면 시장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에 응찰자가 늘어나고 낙찰가율은 상승한다.

(자세한 내용은 www.joinsland.com 참조)

이런 맥락에서 서울·수도권 부동산시장은 요즘 최악이다. 전국에서 경매 물건이 가장 많고 증가세도 빠르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서울(1536건)을 포함한 수도권의 주택(아파트·단독주택·빌라 포함) 경매는 모두 5385건 진행됐다. 전달(4805건)보다 12%, 지난해 10월(3865건)보다 39% 늘어난 것이다. 서울에서는 강남보다는 강북에 있는 주택들이 경매에 많이 부쳐지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노원구의 주택 경매 물건이 117건으로 가장 많다. 그 뒤를 은평구(110건)·강서구(104건)·강남구(90건)·도봉구(88건) 등이 차지한다.

반면 주택 경매물건이 가장 적은 곳은 중구다. 18건 정도만 경매가 진행됐다. 금천구(27건)·성동구(31건)·영등포구(31건)·광진구(36건) 등도 경매 물건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들 지역은 도심지거나 산업지역 중심지여서 주거시설이 다른 지역보다 많지 않은 게 원인으로 보인다.

경기도에서는 용인시(316건)와 고양시(283건)·부천시(179건)·파주시(178건)·성남시(163건) 등 최근 집값이 많이 떨어진 지역에서 경매물건이 쏟아지고 있다. 용인과 파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집값 폭락으로 수도권 부동산시장 혼란의 뇌관으로 지적되기도 한 곳이다. 과천시(3건)·여주군(8건)·가평군(12건)·하남시(15건) 등은 경매 물건이 가장 적게 나오는 곳이다. 주거시설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적거나 지역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이다.

응찰자가 많이 몰리는 곳은 서울 금천구다. 건당 평균 15명이 입찰하고 있다. 영등포구(7.2명)·중랑구(6.9명)·강남구(6.7명)·양천구(6.5명) 주택에도 응찰자가 많다.

이에 비해 용산구는 건당 평균 응찰자수가 2명에 불과해 가장 한가하다. 중구(2.3명)·서대문구(2.4명)·강북구(2.9명)·구로구(2.9명) 등에도 사람이 많지 않다.

경기도에서는 오산시 주택 물건에 평균 9명이 응찰해 가장 많이 몰린다. 안산시(6.3명)·광명시(6.3명)·남양주시(6.2명) 주택에도 사람들이 많다.

이와 달리 과천시 주택에는 건당 평균 1명만 응찰해 가장 인기가 낮다. 가평군(1.3명)·양평군(1.4명)·연천군(2명) 주택도 응찰자가 별로 없다.

낙찰가율은 서울에서는 종로구가 85.56%로 가장 높다. 중랑구(82.79%), 동작구(82.65%)·중구(81.13%)·관악구(81.09%) 등도 높은 편이다.

반면 강북구는 낙찰가율이 58.36%로 가장 낮다. 감정가의 절반 수준에 낙찰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광진구(64.76%)·송파구(70.22%) 등도 낙찰가율이 낮은 편이다. 경기도에서는 가평군의 낙찰가율이 90.95%로 가장 높고 하남시(90.42%)·오산시(87.97%)·의왕시(86.84%) 등도 낙찰가율이 높은 편이다.

이에 비해 이천시(54.50%)·안성시(58.64%)·과천시(60.81%)·김포시(65.03%) 등은 낙찰가율이 낮은 편에 속한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해당지역의 경매물건수·응찰자·낙찰가율 등을 알면 경매시장의 활성화 정도를 알 수 있다”며 “원하는 지역의 매매시장과 비교해 입찰 전략을 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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