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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전력량 확인 … 가구별 맞춤요금제 선택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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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스마트 그리드 위크’에서 김상협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 조석 지식경제부 차관, 구자균 지능형전력망협회장(왼쪽부터)이 전시품을 관람하고 있다. [뉴시스]

30일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 전시장. 컨테이너 모형의 대형 공간에 SK이노베이션이 개발한 ‘전력 저장 장치’가 선보였다. 100가구가 동시 사용 가능한 1메가와트(㎿·100만W)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장비였다. 이 회사의 오세백 대리는 “지난해 9월과 같은 불시의 ‘정전 사태’ 때 쓸모 있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LS산전의 전시관에선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에어컨·세탁기 등에 쓰는 과정이 소개됐다. 이때 남는 전기를 저장한 뒤 되파는 장치도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80여 개 국내외 기업·단체·지방자치단체가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로 바뀌게 될 미래를 선보였다.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지능형전력망협회·지식경제부가 개최하는 ‘월드 스마트 그리드 위크’ 행사에서다. 이날 행사에선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캠프에서 에너지 정책 고문을 맡은 브래틀 그룹의 피터 폭스 패너 대표가 연사로 나와 스마트 그리드의 중요성을 설파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력망과 정보통신(IT)을 결합한 기술이다. 전기 공급자와 소비자의 쌍방향 정보 교환이 가능해 다양한 사업에 응용된다. ‘스마트 계량기’가 대표적이다. 검침원이 눈으로 확인하던 구식과 달리 원격으로 전력 사용량을 잴 수 있다.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으로 사용 정보를 받아 절전에 활용 가능하다.

또 획일화된 요금제도에서 탈피해 가구마다 계절·시간대별로 다양한 전기료를 선택할 수도 있다. 태양광·풍력 등의 신재생 발전도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빛을 발한다. 생산한 전기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보관한 뒤 가정·기업에 송전할 때 관련 기술이 쓰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분야에서도 충전소 정보를 소비자·업자 등에게 제공하는 데 이 기술이 활용된다. 구자균 지능형전력망협회장은 “스마트 그리드가 구축되면 전력 소비를 효율적으로 조절해 최근 문제가 된 전력 수급난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며 “화석연료에 의존하던 기존 에너지 체계도 신재생 발전으로 다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스마트 그리드 확산과 함께 향후 5년간 산업계 전력 소비가 3조5000억원가량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30조원 수준인 스마트 그리드 시장은 2016년 최대 125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정부와 지능형전력망협회 등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하는 이유다. 그러나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 한 걸음 늦다. 스마트 계량기 등을 적용한 ‘시범 사업’ 지구가 미국은 200여 개, 중국이 20여 개인데 한국은 제주도와 가파도 등 4개뿐이다. 일단 정부는 향후 4년간 ▶전체 가구 절반에 스마트 계량기를 보급하고 ▶전기차 충전기를 15만 개 공급하며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현재 2%에서 4%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는 7조2000억원. 연간 창출되는 일자리는 3만3000여 개에 이를 전망이다. 조석 지경부 차관은 “머지않아 스마트 그리드란 말이 스마트폰처럼 생활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기술 확산을 위한 국가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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