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강철보다 10배 강한 중성능 탄소섬유 자체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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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효성의 베트남 타이어코드 공장 모습. [사진 효성]

‘신소재와 글로벌 사업 확대.’

효성그룹이 내세운 두 가지 성장 축이다.

신소재 분야의 필두는 탄소섬유다. 무게는 강철의 5분의 1 정도지만 강도는 10배 이상인 첨단 소재다. 탄소섬유를 원료로 하면 가볍고 강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탄소섬유는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미래 자동차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우주선 등에 쓰이기도 한다. 현재 전 세계 시장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탄소섬유 분야에서 효성은 지난해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중성능급 탄소섬유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내년까지 전북 전주에 위치한 친환경 복합 산업단지에 연산 2000t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TV·노트북·휴대전화의 LCD 화면을 보호하는 데 쓰이는 TAC(Tri-Acetyl Cellulose) 필름 제작 사업도 시작했다. 일본에 대부분의 물량을 의존하고 있는 TAC필름을 국산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효성은 2009년 울산에 연산 5000만㎡ 규모의 TAC필름 공장을 지었다. 최근엔 2000억원을 더 들여 연산 6000만㎡ 규모의 필름 생산공장 2호를 짓고 있다. 이 공장에선 2000㎜ 넓이의 초광폭 TAC필름을 생산한다. LCD TV 화면이 갈수록 커지는 데 맞춰 여기에 사용할 만한 신제품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다.

글로벌 사업 확대에도 나섰다. 선두주자는 효성이 지난 1992년 개발한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다. 크레오라는 현재 세계 150여 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효성은 90년대 말부터 크레오라 공급을 위해 중국에 3개, 베트남·터키에 1개씩 생산공장을 만들었다. 아시아와 유럽을 겨냥한 생산벨트를 구축한 것이다.

전력 소모를 줄여주는 ‘똑똑한 전기 공급망’인 스마트그리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우선 전기차 부문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효성은 2010년 개발한 전기차 충전시스템을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사업 시범단지를 비롯한 전국 공공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효성이 개발한 전기차 모터는 지난 2010년 양산형 고속 전기차인 현대자동차 ‘블루온’에 장착됐다. 지난해 말 출시된 기아자동차 ‘레이’의 전기차 버전에도 50㎾급 전기차용 모터를 공급했다. 현재 80㎾급 이상의 전기차 모터를 개발하는 국책 과제에도 참여 중이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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