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에우세비오와 내한한 새 축구대표 감독 코엘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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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의 뒤를 이어 한국 축구대표팀을 맡게 된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33년 전인 1970년 한국을 방문해 경기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약관 스무살이었던 코엘류는 그 시절 세계 최강 클럽팀이었던 포르투갈 벤피카 소속으로 서울에 왔다.

벤피카에는 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전에서 북한에 네골을 쏟아부었던 '검은 표범'에우세비오 등 세계 최고 선수들이 뛰고 있었다.

9월 3일 백호(대표 2진), 이틀 뒤인 5일 청룡(대표 1진)과의 경기에서 코엘류는 모두 왼쪽 풀백을 맡아 교체 없이 뛰었다. 코엘류는 어린 나이임에도 A매치 13경기에 출전했을 정도로 경기 경험이 많았다.

폭우 속에서 펼쳐진 1차전에서 벤피카는 전반 3분 에우세비오의 35m 프리킥 골을 신호탄으로 무려 다섯골을 뽑아내 5-0 대승을 거뒀다. 백호팀의 공격수였던 정규풍(56.수원 삼성 스카우트)씨는 "코엘류는 매우 빠르고 판단력이 뛰어난 수비수였다"고 회상했다.

무려 4만 관중이 모여 서울운동장(현 동대문운동장)의 트랙까지 가득 메운 가운데 열린 2차전에서 청룡은 후반 23분 선취골을 뽑았다. 오른쪽에서 볼을 잡은 김기효가 코엘류를 페인팅으로 제치고 크로스, 이회택이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었다.

그러나 청룡은 종료 5분 전 벤피카 공격수의 슛이 골인이 되려는 순간 김호가 손으로 쳐내 페널티킥을 허용, 결국 1-1로 비겼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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