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경쟁력 지속하락시 제조업 붕괴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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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제조업의 붕괴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가 10년뒤 우리경제의 발전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중인 `비전 2011 프로젝트'와 관련, KDI가 23일 연구원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성장동력반 토론회에서 박승록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센터 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박 소장은 '지난 99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국들과 중국, 대만 등 세계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을 볼 때 한국이 1위인 품목수는 72개로 중국의 460개에 비해 훨씬 뒤떨어진다'면서 중국은 점차 점유율 1위품목을 늘려가고 있으나 한국은 점점 줄고 있으며 홍콩, 대만, 일본에 비해서도 절대열위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시장점유율 1-5위에 속해 있는 품목수도 한국은 482개인데 비해 중국은 1천428개'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조업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제조업 붕괴 가능성이 우려된다'면서 '중국의 추월과 기존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부진, 신산업 육성 미흡, 기존 주력산업의 성장한계도달, 정보통신 산업의 해외진출 부진 등이 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소장은 '반도체는 D-램 한 분야에서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을 뿐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고 심지어 중국에 비해서도 열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또 '자동차는 세계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1천500cc 이하 중소형 차량에서만 어느정도의 경쟁력을 갖고 있고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차와 특수차량에서는 경쟁력이 취약하다'면서 '자동차 부품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품목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선산업에서는 탱커와 바지선 등에서만 경쟁력이 있을 뿐 고부가가치 선박에서의 경쟁력은 매우 취약하다'면서 '철강, 화학산업에서도 범용 기초소재 분야에서만 경쟁력이 있을 뿐 고부가가치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한국이 이처럼 중국에 경쟁력을 쉽게 내어주는 주된 이유는 구동안 한국의 생산방식이 외국자본재에 의존하는 생산체제였기 때문에 후발국의 추격에 근원적으로 취약했기 때문'이라며 '경제규모가 커진 뒤에도 기술개발 노력은 선진국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미래산업 가운데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환경기술(ET),극소기술(NT)등의 육성에는 극소기술이 핵심기술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미국, 일본의 투자계획에 비해 10분의 1이 안되는 투자계획을 잡고 있어 미래산업의 장래 역시 매우 불안하다'고 우려했다.(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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