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에 대해 긴급 현안질의를 개최하자”고 민주통합당에 제안했다. 이날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부일장학회 창립자) 김지태씨가 친일파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골수 친일파’”라고 정수장학회 문제로 공세를 펴자 NLL 논란으로 역공한 셈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우리 당의 NLL 국정조사 요구를 거부하고 국회 정보위의 (국가정보원 보관용 대화록의) 공동열람 요구와 원내대표 간 공개토론도 모두 거절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를 겨냥해 “문 후보는 정권이 넘어가는 단계에 대통령 비서실장이었기 때문에 정상회담 대화록을 이명박 정부 누구한테 어떤 형태로 인계했는지 밝힐 책임이 있다”며 “왜 노무현 전 대통령은 10~30년 열 수도 없는 지정기록물로 묶어 놓았는지, 무엇을 감추려 하는지 문 후보가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영토주권 포기의 진실을 낱낱이 밝히기 위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와 국방위 연석회의, 자료폐기 여부와 관련해 운영위와 정보위에서 연석회의를 소집할 것을 민주당에 공식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5월 22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차기 정부에 대통령기록물을) 제목까지 없애고 넘겨주는 게 가능하냐”고 하자 비서관이 “(지정기록물은) 목록을 없애 안 보이게 해야 된다”고 답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역사 폐기’ ‘현대판 분서갱유’라고 공격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도 기자들에게 “보도를 보고 참 놀랐다”며 “그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김무성 총괄 선거대책본부장은 “노 전 대통령과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은 무슨 잘못을 해서, 또 무엇이 무서워서 역사를 감추려 했는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2007년 10월 정상회담 직후 11월 1일 민주평통 상임위원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은 안 건드리고 왔다”는 연설 녹취록을 공개하며 반격했다. 박수현 의원이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공개한 녹취록에서 노 전 대통령은 “내 맘대로 자 대고 죽 긋고 내려오면, 내려오기 전에 우리나라가 발칵 뒤집어져 내려오지도 못한다”며 “그래서 NLL(변경 요구는) 못 들어준다. 안 건드리고 왔다”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측의 긴급 현안질의 제안에 대해서도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은 그런 제안보다 근거 없이 NLL 논란을 야기한 데 대해 사과부터 할 때”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