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급매물 거래 솔솔…취득세 감면 약발?

조인스랜드

입력

업데이트

[최현주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주택시장에 따뜻한 살랑바람이 불고 있다. 추석 이후 급매물을 중심으로 꽁꽁 얼었던 아파트 거래가 솔솔 살아나고 있다. 9.10 대책 이후 늘어났던 문의가 매수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잠실동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중소형을 중심으로 수십건의 아파트 거래가 이뤄졌다. 대성 리센츠공인 관계자는 “이달 들어 어떤 날은 하루동안 20건의 매매계약이 이뤄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달 잠실동에서는 총 14건의 아파트 거래가 이뤄졌다. 아직 10월 중순이라 거래량이 전달의 3배 이상은 될 것으로 보인다.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시세 하락세가 멈췄다. 일부 단지는 아파트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에 따르면 잠실동 트리지움 84㎡형(이하 전용면적)은 한 달 새 평균 1000만원 오른 8억7000만원에 매물이 나온다. 이 주택형은 두달 전 8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잠실주공5단지 82㎡형도 한달새 3000만원 가까이 뛰어 호가가 1억6500만원까지 올랐다. 이 주택형은 지난달 9억7000만~10억1300만원에 거래됐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우선 취득세 완화 대책의 약발이 작용하고 있다는 평이다. 9.10 대책 발표 이후 분위기를 살피던 매수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마루공인 관계자는 “연말까지 한시적이라 아쉽기는 하지만 감면 혜택이 끝나기 전에 사려는 수요가 움직이고 있어 촉매제 역할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세가율 높아 전세 대신 매매 관심 갖기도

그간 정부의 대책에도 꿈쩍않던 관망수요가 움직이는 데는 ‘집값 바닥론’의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격이 떨어질 데로 떨어진 데다 입주물량 부족, 저금리 기조 유지 등 더 이상 집값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적어도 집값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고 정부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줬다는 생각에 취득세 감면이라는 ‘반짝 혜택’을 누리려는 대기수요가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사철 바람을 타고 전셋값이 오르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잠실주공 5단지 82㎡형은 한달새 전셋값이 1000만원 올라 3억1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7월만 해도 같은 주택형(10층)은 2억4000만~2억7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잠실엘스 84㎡형도 한달새 1000만원 이상 올라 5억원에 전세가 나온다. 이 주택형은 8월 4억7000만~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잠실 일대는 거주자 주거만족도가 높은 편이라 전세수요가 꾸준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잠실 일대 아파트가 대부분 1000가구가 넘어 조경이나 커뮤니티가 잘 갖춰져 있다. 단지 안이나 바로 옆에 초·중·고교가 있어 자녀들이 통학하기 편한 데다 지하철 2호선이 지나고 다양한 버스노선이 운행되고 있어 교통여건도 좋은 편이다.

월드공인 관계자는 “교육환경이나 생활편의성이 좋아서 주거만족도가 높아 전세로 들어온 사람들도 이사를 원치 않는 경우가 많아 전셋값을 올려주고 계속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

2006년 이후 잠실동 일대는 짝수해에 대단지 입주가 이어졌다. 올 하반기 1만2000여 가구가 입주 4~6년차를 맞아 대규모 물량이 전세만기를 맞는다. 대성 리센츠공인 관계자는 "평균 전세가율이 50%를 넘어 현재 전세를 살고 있는 수요가 급매물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