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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동전없는 슬롯머신' 등장

중앙일보

입력

카지노 천국 라스베이거스에 동전없이 즐기는 슬롯머신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최대 도박업체 중 하나인 파크플레이스 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와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의 자사 운영 도박장에 설치된 슬롯머신 기기 1만5천대를 카드.티켓형 기기로 교체키로 결정했다.

라스베이거스에 도박장 3곳을 운영하는 코스트 리조트도 동전없는 슬롯머신 8천500대를 들여 놓기로 했으며, 뉴욕 터닝스톤 카지노도 이 기기를 다량 주문했다.

`이지 페이 시스템'으로 불리는 이 신종 기기는 기존의 동전 투입구와 배출구를 없앤 대신 신용카드 형태의 카드나 티켓을 넣어 도박을 즐긴 뒤 데스크에서 돈을 바꿔 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물론 카드나 티켓으로 동전을 바꿔 다른 슬롯머신에서 종전 방식으로 도박을 즐길 수도 있다.

새 기기를 생산하는 IGT사는 이미 38곳의 카지노에 2만여대를 납품했다.

신형 슬롯머신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우선 동전을 계속 넣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앤데다 손이 지저분해지거나 소음에 시달려야 하는 단점도 없앴기 때문.

또한 카지노 업체 입장에서는 고객들이 동전을 넣고 빼는 시간의 단절없이 연속적으로 도박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수입 증대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여기다 일부 주에서는 동전형 슬롯머신 도박을 금하고 있어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도 신종 기기 보급에 한몫하고 있다.

이 기기는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 밸리 카지노가 3개월간의 시험운영을 거쳐 100대를 처음 매장에 설치하면서 보급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공급물량이 달릴 정도라고 IGT 관계자는 말했다.

네바다대학의 스토우 슈메이커 교수는 "도박장 운영자에겐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해주고 고객들은 깨끗한 환경에서 도박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동전없는 슬롯머신이 일반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속 배출구에 떨어지는 동전 소리가 주는 쾌감과 다른 사람의 슬롯머신에서 들리는 소리로 인해 유발되는 기대심리 등을 고려하면 새로운 기기들은 일부 도박장에 보급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한해 3천600만명의 도박 관광객들이 다녀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슬롯머신 수입은 62억달러를 기록했다.(라스베이거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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