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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입당이 가장 쉬운방법" 안철수 또 압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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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15일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 R&D센터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체지방률을 측정하고 있다(왼쪽).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면목동 녹색병원을 방문했다. 안 후보가 재활치료 중인 한혜경씨와 함께 병실로 이동하고 있다. [김형수·오종택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 측의 단일화 드라이브에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이 까칠한 반응을 보였다. 안 후보 측 김성식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15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 후보가 ‘선 민주당 입당, 후 단일화’(13일)를 언급한 것과 관련, “목적도 전략도 잘못된 것”이라며 “민주당이 ‘입당론 프레임’으로 당리당략적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각자가 새 정치를 위해 국민과 소통할 때이지 입당론을 제시할 시점이 아니다”고 했다. 민주당이 ‘신사협정’을 위반하고 있다는 불만에 따른 반응이다.

 단일화를 하더라도 양측이 당분간 각자 행보를 통해 지지율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뒤 협상에 나선다는 게 안 후보 참모들의 전략이다. 그러나 단일화 명분의 축적도 없이 조기 공론화로 압박하는 것은 사실상 안 후보를 ‘고사’(枯死)시키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김 본부장은 ‘야권 후보 단일화’란 말과 관련해서도 “정확한 표현은 단일화가 아니라 연대, 연합”이라고 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을 하더라도 민주당에 입당할 생각은 아직까진 없다는 얘기다.

 안 후보 측은 서울대 조국 교수가 단일화 중재자를 자임하려는 것에도 불만이다. 조 교수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안 후보의 멘토로 알려지자 “안철수의 주변 친구들을 검증해 봐야 한다”고 했었다. 최근에도 “무소속 대통령은 성공적인 국정 운영이 어렵다”며 문재인 후보를 두둔하는 자세를 취했다. 그는 4·11 총선에서 “라이스(전 미 국무장관)는 아예 강간을 해 가지고 죽이는 거예요”라는 등 막말 파동을 일으킨 민주당 김용민 후보의 후원회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안 후보 측의 반발이 커지자 민주당 비(非)노무현계 성향의 중진 의원도 “문 후보가 ‘큰형님’처럼 기다려줘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후보는 단일화 압박 강도를 일방적으로 높이고 있다. 문 후보는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단과 만찬을 하고 “(정치 지향이 달랐던)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따로 가는 게 이상한 상황”이라며 “(둘로) 나눠지면 지는 만큼 안 후보도 종국엔 단일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선 입당 후 단일화’ 제안과 관련, 문 후보는 “민주당 틀 내에서 (단일화) 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라며 “그게 저한테 유리할 수 있는 만큼 기득권을 내려놓을 수 있다. 저도 입당한 지 얼마 안 돼 기득권이랄 게 없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또 안 후보의 입당 가능성과 관련,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도 ‘선거 때 민주당 지지층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설득해 입당 약속을 받아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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