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게임 '애니팡',하루 올리는 매출 무려…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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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000만 명이 즐기는 캐주얼 게임 애니팡 개발사인 선데이토즈의 이정웅 대표가 성공비결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선데이토즈]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이 매일 이 게임을 즐긴다. 그리고 그 1명은 게임을 하는 데 필요한 아이템인 하트를 하루 평균 10명의 친구에게 보낸다. 개발사 측은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선 매일 2억원 이상의 돈을 버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게임이 출시 두 달 만에 ‘국민게임’이란 평가를 받는 애니팡이다. 하지만 정작 이 게임을 만든 선데이토즈의 이정웅(31) 대표는 4일 “오늘 카카오톡으로 하트 받아보셨나요”라고 반문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애니팡 성공의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무료 메시지를 앞세워 성장한 카카오톡이 페이스북처럼 다양한 서비스를 하는 플랫폼으로 가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것을 애니팡이 보여줬다는 의미도 있다.

 사실 애니팡은 2년 전 첫선을 보였다. 2010년 PC용으로 개발해 싸이월드를 통해서였다. 애니팡 게임을 한 판 하려면 하트 1개가 필요하다. 토파즈란 사이버머니로 살 수도 있지만, 친구들끼리 하트를 선물할 수도 있다. 선물하는 건 무료다. 하지만 하트 선물은 원치 않는 사람에겐 스팸메일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고객 불만이 늘자 싸이월드 측은 하트 사용 자체를 금지했다. 반면에 카카오톡은 사용 자체는 허용하되 단계적으로 부작용을 줄이는 조치를 택했다. 처음엔 하트 전송량을 하루 50개로 제한했고, 한 발 더 나아가 하트 수신 거부 기능을 추가했다. 이 대표는 “새로운 시도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하는가가 원조 업체를 고꾸라지게도 하고 후발주자를 세계 1위 서비스로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애니팡을 들고 혜성처럼 등장한 걸로 알려져 있지만 선데이토즈는 5년차 개발사다. 처음부터 잘나갔던 건 아니다. 첫 작품인 대규모 역할수행게임(RPG) 던전얼라이브는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페이스북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마케팅 부족으로 대규모 사용자를 모으지 못했고, 전 세계에서 산발적으로 쏟아지는 고객 불만에 대응하기에도 손이 모자랐다. 결국 서비스 출시 두 달 만에 간판을 내렸다. 실패가 약이 됐다. 대형 개발사와 싸워야 하는 대작 게임을 버리고 캐주얼게임으로 갈아탔다. 다른 캐주얼게임과의 차별화를 위해 카카오톡과 손을 잡았다. 친구끼리 주간 순위를 매겨 경쟁 요소를 적용하고, 친구에게 하트를 보내 입소문이 나게 한 것도 카카오톡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글로벌 전략도 바꿨다. 한국에서 성공한 뒤 그 힘을 원동력으로 세계시장을 노릴 생각이다. 애니팡은 같은 모양을 세 개 이상 한 줄로 모으면 없어지는 방식의 게임이다. 이런 게임의 원조 격인 비주얼드는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한게임 개발자였던 그가 창업에 나선 건 “게임을 문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영화나 음악·인터넷도 선정성이나 폭력성·중독 같은 부작용이 있지만 하나의 산업이자 문화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게임만 유독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는 게 게임 개발자로서 안타까웠다는 것이다. 그는 “게임 중독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잘 알고 있다”며 “하트 수신 거부 같은 조치를 꾸준히 내놓을 테니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캐주얼게임 게임 방식이 쉽고 간편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소규모 온라인 게임. 앵그리버드나 카트라이더가 대표적이다. 게임 방식이 복잡하고 여러 명이 참여하는 시뮬레이션·역할수행게임(PRG)에 대응되는 게임 방식이다. 최근 모바일 기기의 보급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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