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리뷰] (12) - 6월 셋째주

중앙일보

입력

1. 트레이드 시즌의 개막

19일(한국시간)에 보도됐던 뉴욕 양키스의 우게스 어비나(몬트리올 엑스포스) 영입 시도를 시작으로 잠잠했던 트레이드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23일에는 입이 방정인 존 로커(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를 떠났고, 다음날에는 빅리그서 가장 산만한 호세 리마가 친정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행 비행기를 탔다.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일본인투수 스즈키 마코토의 세번째 구단은 콜로라도 로키스가 됐다.

99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인터뷰에서 유색인종 · 동성애자 · 외국이주민 등을 비난하는 발언으로 빅리그를 쑥밭으로 만들었던 로커는 마이너리그 강등 · 방출 위기 등을 겪은 끝에 결국 고향팀에서 쫓겨났다.

정상급 마무리인 로커를 내주고 스티브 캇세이 · 스티브 리드를 받은 브레이브스는 실리를 버리고 명문을 택했다. 로커의 망언 이후 '인종 차별 구단'이란 오명을 씻을 수 있게 된 것. 반대로 실리를 쫓은 인디언스는 로커의 영입으로 밥 위크먼과의 완벽한 더블스토퍼체제를 갖추게 됐다. 한편 위크먼은 인디언스와 계약이 끝나는 올 시즌 이후에는 다른 팀으로 옮길 것임을 밝혔다.

트레이드 마감시한(미국시간으로 동부표준시 7월 31일 자정)까지 이러한 트레이드 러시는 계속 이어질 전망. 대체로 이 기간의 트레이드는 포스트진출을 노리는 팀이 그렇지 않은 팀에게 유망주를 내주고 즉시전력감을 데려오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2. 은퇴 러시

19일 '철인' 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은퇴를 발표했다. 이로써 세인의 관심은 또 다른 '명예의 전당 후보'인 토니 그윈(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로 옮겨졌다. 부상으로 한 달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그윈은 시즌 초에 은퇴를 암시한 바 있다.

립켄의 은퇴 발표에 이틀 앞서 월리 조이너도 은퇴식을 치뤘다. 전형적인 '마크 그레이스형' 1루수인 조이너는 빅리그 16년 통산 타율 .289 · 2060안타 · 204홈런 · 1106타점를 기록했다. 조이너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러듯, 데뷔팀인 애너하임 에인절스에서 마지막을 보냈다.

25일에는 에릭 데이비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은퇴를 선언했다. 98년 대장암을 이겨내고 '올해의 컴백상'을 받기도 했던 데이비스는 현재 17년 통산 타율 .270 · 1412안타 · 279홈런 · 921타점을 기록중이다.

비운의 앨버트 벨을 시작으로 립켄과 조이너, 현역 최고령 선수인 제시 오로스코(44 · LA 다저스)까지 은퇴를 선언한 올해는 훗날 많은 별이 진 해로 기억될 듯 싶다.

3. 본즈 39호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지난주 6경기에서도 3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베이브 루스가 가지고 있던 최단경기 39홈런 기록을 15경기 앞으로 당겼다.

70홈런을 기록했던 1998년의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비교하면 6개가 더 빠른 페이스. 당시 맥과이어는 전반기에 38개, 후반기에 32홈런을 기록했다. 이런 속도라면 본즈는 84홈런으로 시즌을 끝내게 된다.

전인미답의 400홈런-400도루는 물론 500홈런-500도루도 눈앞에 두며 역사상 '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올라선 본즈는 "홈런에 주력하겠다"란 말을 내뱉자 마자 정신없이 홈런을 쳐대는 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4. 가난한 자의 비애

올 시즌 '기분 좋은 이변'의 주역 중 하나인 미네소타 트윈스가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6월 둘째주에 2승 4패로 부진했던 트윈스는 지난주에도 2승 4패로 기운없는 주간을 보냈다. 6일로 거슬러 올라가면 6승12패의 초라한 성적.

그동안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동반부진으로 근근히 1위를 유지했던 트윈스는 인디언스와의 3연전에서 1승 2패로 밀리며 결국 1위 자리를 내줬다.

트윈스의 추락은 자랑거리였던 투수진의 붕괴와 맞물려 있다. 그 단단하다던 트윈스의 투수진은 지난 10경기에서 평균 7.1점을 실점했다. 특히 첫 9번의 선발등판에서 7승을 따냈던 브래드 래드키는 이후 7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에이스 역할을 못하고 있다.

다른 팀 같으면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보강을 노릴테지만, 빅리그 최저연봉팀인 트윈스로서는 꿈에서나 가능할 일이다. 돈보따리를 들고 트레이드 시장에서 대대적인 전력보강을 노리고 있는 양키스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5. 다음주 프리뷰

26일 9승에 재도전하는 박찬호는 하필이면 배리 본즈와 맞붙는다. 32타수 9안타로 상대피타율은 나쁘지 않지만, 9개의 안타 중 무려 5개를 홈런으로 내줬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 충격의 3연패를 당한 LA 다저스는 자이언츠 · 파드리스의 원정 6연전을 떠난다.

팀과 나란히 상승세에 있는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6연전에 불펜 대기한다.

다음주 최대 빅카드는 뉴욕 양키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3연전. 존 로커의 양키스타디움 등판 여부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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