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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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LPGA챔피언십 우승으로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카리 웹(26.호주)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시대 최고의 여자골퍼.

96년 데뷔무대에서 4승을 거두고 신인상을 수상하며 LPGA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한 웹은 이후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이번 대회까지 통산 25승을 거뒀고 처음에는 같은 호주 출신의 그레그 노먼에 견주어 '여자 백상어'로 불리다가 이제는 '여자 우즈'로 널리 알려져 있다.

웹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주전 US여자오픈에서 데뷔 후 최단 기간(5년4개월22일) 통산 상금 700만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만 26세 7개월의 나이로 최연소 그랜드슬램의 위업까지 달성, 명실상부한 최고 선수로 손색이 없게 됐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웹을 포함, LPGA 통산 5명만이 이뤄낸 대기록. 또 99년 듀모리어를 시작으로 3년이 채 안돼 첫 우승후 10개대회 출전만에 대기록을 달성한 것이어서 지난해 만 24세에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래머가 된 타이거 우즈(미국)와 비교할때 나이는 조금 많지만 우즈가 첫 메이저 우승후 15번 도전 끝에 기록을 작성한 것을 감안하면 순도면에서 오히려 낫다는 평가다.

또 이번 우승으로 22만5천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이 111만2천128달러가 되면서 3년 연속 상금 100만달러를 돌파하는 최초의 LPGA선수로 기록됐다.

LPGA 통산 5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대열에 합류한 웹은 여러 모로 비교가된다.

올시즌 상금랭킹에서는 초반 급상승세를 탔던 1위 아니카 소렌스탐(114만4천325달러.스웨덴)에 불과 3만2천197달러 차로 따라 붙었고 통산 상금도 727만5천23달러가 돼 선두 소렌스탐(734만4천921달러)을 조만간 추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러한 추세로 간다면 웹은 기록과 상금 등 모든 면에서 소렌스탐과의 라이벌관계를 청산하고 남자프로골프(PGA) 투어의 타이거 우즈(미국)처럼 독주 체제를 형성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웹이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예측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우승 등 LPGA에서만 5승을 거두며 시즌 최다상금(187만6천853달러) 기록까지 갈아치워 최고 스타로 떠올랐지만 올시즌은 좀처럼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톱10' 진입이 7번에 우승 문턱까지 갔다 2위에 그친 대회만 해도 3번이나 돼 슬럼프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왔다.

그러나 웹은 2주 전 US여자오픈 2연패에 성공하며 시즌 상금랭킹도 단숨에 2위로 뛰어오르는 등 올시즌 부진을 한꺼번에 만회했고 이번 LPGA챔피언십 우승으로 최연소 커리어그랜드 슬램 등 각종 대기록을 양산, '역시 웹'이라는 찬사를 자아내게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퍼팅을 하며 눈물을 쏟아낸 웹은 "이렇게 빨리 해낼 지는 몰랐다"면서 "최고의 꿈이 이뤄졌다. 언젠가 묻힐 기록이겠지만 지금은 할 말을 잃을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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