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올 시즌을 이끄는 본즈와 곤잘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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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시즌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이었을까. 그 해 뉴욕 양키스는 101승 53패를 기록하며 84승 70패를 기록한 보스턴 레드삭스를 무려 17경기차로 따돌리며 리그 우승을 차지하였다. 하지만 정작 팬들의 관심을 모은 것은 조 디마지오와 테드 윌리엄스라는 두 영웅이 펼쳐나갔던 불멸의 기록행진이었다.

이 해 양키스의 디마지오는 지금까지도 타자들의 도전을 불허하고 있는 56경기 연속안타를 작성했고, 레드삭스의 윌리엄스는 .406로 마지막 4할을 쳤다. 결국 팬들의 마음 속에 기억되는 1941년은 디마지오와 윌리엄스가 거의 전부였던 것이다.

1961년 팬들은 1941년과 비슷한 시즌을 한 번 더 맞이했다. 양키스의 로저 매리스와 미키 맨틀이 시원스런 홈런포 대결을 펼쳐나갔던 것. 1927년 베이브 루스가 달성했던 60홈런을 향해 뛰는 두 선수들의 도전에는 질투와 시기어린 눈빛도 많았지만 후일의 역사가들은 이 두 명의 선수가 1961년을 꽃피웠다는 데 대해서 전혀 이의를 달지 않는다.

그리고 1998년. 야구사를 다시 쓴 두 영웅이 나타났다. 양키스는 114승으로 아메리칸리그 최다승을 달성했지만, 시즌 내내 팬들의 관심을 사로 잡았던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의 홈런포 대결이 있었기에 양키스는 처음부터 팬들의 관심밖에 있었다. 팬들은 두 선수 모두 매리스의 홈런기록을 경신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시즌은 그렇게 끝이 났다.

그리고 올 시즌 우리는 지난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곧잘 반복되었던 두 명의 영웅들이 만들어가는 시즌을 경험하고 있다.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루이스 곤잘레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바로 그들이다. 3년전의 맥과이어와 소사를 능가할 정도로 본즈와 곤잘레스의 홈런 대결은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그들은 올스타전 브레이크 이전에 30홈런을 돌파한 9번째, 10번째 선수로 등록됐다.

23일(한국시간) 현재 본즈는 38개, 곤잘레스는 31개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곤잘레스는 4월 한달간 13개의 홈런으로 켄 그리피 주니어가 가진 메이저리그 4월홈런기록과 타이를 이뤘으며, 40경기 20홈런으로 최단 경기 20홈런이라는 신기록도 작성했다.

본즈 역시 마찬가지. 6경기 연속홈런으로 내셔널리그 타이기록을 달성한 본즈는 지난 21일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시즌 38호 홈런을 날리며 올스타전 브레이크 이전에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선수로 기록되는 영광도 누렸다.

화끈한 홈런포로써 21세기의 첫 시즌을 이끌고 있는 본즈와 곤잘레스. 어쨌든 이들은 올 시즌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최고의 영웅들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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