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패트롤] 경기 불지피려 금리 내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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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장마권에 접어든 가운데 6월 마지막 주를 맞는다.

정부든 기업이든 상반기를 결산.정리하고, 남은 반년을 위한 설계를 마무리짓는 시점이다.

경제만 놓고 보면 상반기는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한 기간이었다. 예년에 비해 어려울 것이란 각오들은 했지만 실제 상황은 예상보다도 나빴다.

경제성장률 공식 집계기관인 한국은행이 연초 5.3%로 잡았던 올해 성장률을 지난주 3.8%로 낮춰잡은 것은 이런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성장의 절반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부진은 해외의 경기침체와 맥을 같이 한다.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들이 모두 상반기 내내 경기악화로 고전했다.

이번주에는 하반기를 앞두고 경기를 반전시켜보려는 노력들을 주목해야할 것이다. 우선 26일로 예정된 미국의 금리인하가 관심의 대상이다.

인하는 확실하나 폭이 문제다. 올들어 거듭된 금리인하가 경기는 크게 부추기지 못한 대신 물가만 끌어올렸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터여서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준(聯準)의장이 장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서는 미국.EU의 상황을 가리켜 경기침체 속의 물가상승 국면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진단하는 기사들이 외지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지난주 중국의 보복관세 부과로 판이 커진 중국.일본간의 무역전쟁이 단기전에 그칠지는 이번주 주의깊게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국내에서도 하반기 국면전환을 겨냥한 시도가 계속될 전망이다.

그동안 완강히 금리인하를 거부하던 한국은행이 지난주 성장률 수정전망 발표 이후 콜금리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좋은 예다. 관변.민간 연구기관들도 투자심리 자극을 위해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상반기 마지막 주라는 시기적인 특성상 시한에 쫓기는 일부 구조조정 과제들의 마무리작업도 이번주에 초점이 될 것이다.

특히 현대그룹 계열사 가운데 구조조정이 가장 부진했던 현대유화나 현대투신 등의 처리방향에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현대유화의 경우 주초에 현대산업개발 등 대주주들이 완전 감자에 동의하는대로 유동성 지원 등 정상화 수순을 밟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투신 역시 대주주 지분문제가 정리되면 외자유치를 통해 주인을 바꾸는 작업이 진전될 전망이다.

현대아산의 금강산 사업은 지난주 관광공사의 참여로 중요한 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번주내에 밀린 관광료를 갚기위한 은행 차입이 순조롭지 못해 아직은 낙관이 이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전자에 이어 대규모(25억달러선) 외자유치에 나선 한국통신의 해외 주식예탁증서 발행가격 결정(28일)은 숨죽이고 지켜봐야할 사안이다.

결과에 따른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다. 이밖에 수도권 거주자들은 판교 신도시개발계획이 논의되는 26일 당정회의 결과를 지켜볼 만 하다.

손병수 산업부장 sohnb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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