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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아저씨 코드' 패션가 점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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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아줌마 치마'에 '아저씨 바지'가 올 여름 패션가를 장악했다.

요즘 서울 동대문.명동 등에 나가보면 온통 주름이 잡힌 고무줄 치마에 짧게 걷어올린 바지가 지천이다. 길거리 패션도 마찬가지다. 아줌마들이 입는 듯한 무릎길이 치마나 아저씨처럼 끝단을 접은 바지를 입은 사람이 부쩍 늘었다. 이런 옷들은 패션 용어로 각각 '풀(full) 스커트'와 '크롭트(cropped) 팬츠'라 불린다. 이 패션은 연예인들이 TV에 입고 나오며 인기를 끌었다. 풀 스커트의 경우 TV 드라마 '신입사원'에서 한가인이 입고 나와 화제를 모았다. 한 드라마에서 길이가 짧은 바지를 입고 나온 탤런트 임수정의 영향으로 크롭트 팬츠도 유행하고 있다. 특히 영화 '킬 빌'에 나온 우마 서먼과 '스파이더맨'에 출연한 커스틴 던스트 등은 평상복을 이런 스타일로 연출해 입고다니길 좋아했다. 그 사진이 애호가들에 의해 인터넷에 오르자 이 패션이 전 세계로 퍼졌다.

◆ 아줌마 치마, 아저씨 바지=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입은 스타일을 떠올리면 풀 스커트 패션이 바로 연상된다. 1950~60년대 스타일이 최근 부활하며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 스커트는 360도로 치맛자락이 퍼지는 종(鐘) 모양이다. 2005년 해외 봄.여름(S/S) 컬렉션에서 안나 몰리나리, 버버리 프로섬, 안나 수이 등은 꽃무늬가 들어간 로맨틱 풀 스커트를 선보였다. 이런 풀 스커트가 국내에 상륙하며 디자인도 한국인 체형에 맞게 바뀌었다. 꼼빠니아 신남진 디자인실장은 "외국에서 유행하는 풀 스커트는 엉덩이가 크고 다리가 짧은 동양인 체형에 맞지 않는다"며 "국내에서는 이를 에스닉한 스타일로 변형한 것이 유행한다"고 말했다. 동대문.명동 등 길거리 상점에선 기본 디자인보다 치마 폭은 줄어들고 길이는 더 늘어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이 스커트는 허리 부분에 고무줄을 넣고 치마 중간 중간에 계단처럼 층을 넣어 언뜻 보기엔 일명 '쫄쫄이 치마'처럼 보인다. 패션플러스 윤소정 팀장은 "에스닉한 풀 스커트는 키가 큰 사람은 물론 작은 사람에게도 잘 어울린다"며 "집시풍의 느낌을 주도록 치마 층마다 다른 색깔의 천을 덧댄 것도 인기"라고 말했다.

크롭트 팬츠는 무릎 밑까지 오는 7부 길이 바지가 가장 많다. 가위로 잘라 입은 듯 보인다고 해서 이 이름이 붙여졌다. 이 스타일은 올봄 리바이스 등이 광고에 7부 청바지를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여름이 오면서 마 등 시원한 소재를 사용한 것과 통을 넓게 만든 바지 등이 인기다. 아예 크롭트 팬츠로 디자인한 바지도 있지만 기존의 일자 청바지를 접어 입어도 이런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지오다노 등은 접어 입으면 크롭트 팬츠로, 내려 입으면 긴 바지로 입을 수 있는 옷도 내놨다.

◆ 코디 어떻게 하나=집시.히피 스타일의 풀 스커트는 짧은 카디건에 하늘하늘한 톱과 함께 입으면 좋다. 캐주얼한 느낌을 주려면 이 스커트를 입고 얇은 면 소재 블라우스를 허리 부분에서 묶어주면 된다. 상의에 짧은 재킷이나 폭이 넓은 벨트를 매면 정장 느낌도 낼 수 있다. 이때 구두는 굽이 없는 납작한 플랫 슈즈나 골드톤의 샌들 등을 신으면 좋다. 에스닉한 느낌의 원석 목걸이나 팔찌 등도 이런 복장에 잘 어울린다.

크롭트 팬츠는 짧은 재킷을 입고 헤어스타일을 깔끔하게 연출한 뒤 큰 사이즈의 핸드백을 들면 도시적인 느낌을 낼 수 있다. 바지가 통이 넓은 스타일이라면 상의에 하늘거리는 쉬폰 블라우스를 입어도 좋다. 7부 청바지를 만화가 그려진 티셔츠와 함께 입으면 경쾌한 인상을 준다. 한섬 서갑수 차장은 "크롭트 팬츠는 다리가 짧아보이지 않게 입는 게 중요하다"며 "발등이 보이는 신발을 신고 긴 목걸이로 시선을 위아래로 분산해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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