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도 "의학전문대학원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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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에 이어 연세대 의대도 2009년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고려대 의대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전환에 반대하는 교수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의대 김경환 학장은 "17~18일 전체 의대 교수 408명을 대상으로 2009년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는 데 대해 찬반 투표를 한 결과 65%가 반대했다"고 19일 밝혔다.

연세대 의대 교수평의회는 지난달 26~27일 교수들에게 전환 여부에 대한 투표를 한 결과 '반대 44%, 찬성 31%, 유보 24%'의 결과가 나왔었다. 김 학장은 "24%의 교수가 유보의 뜻을 나타내 전체 입장을 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최근 전체 투표를 다시 했다"고 말했다.

김 학장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면 교육기간이 2년이나 더 늘어 활동기간이 짧아지는 데다 교육부가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을 한국두뇌21(BK21) 사업 지원과 로스쿨 승인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반발심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고려대 의대 최상용 학장은 "현재 의견 취합은 안 됐지만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할 경우) 의사 양성기간이 늘어나 인력 낭비가 크기 때문에 반대 의견이 꽤 된다"며 "하지만 BK21 사업 연구비 지원과 연계돼 있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말까지 의견을 수렴해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의대는 지난 10일 주임교수 투표를 통해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다.

대학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교육부는 의학전문대학원 전환 문제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승인 여부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전환을 하지 않는 대학에 대해 BK21 사업 지원 대상 선정시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교육부는 대학이 연구 중심.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갈 경우 법대와 의.치의대 모두 전문대학원 체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서남수 교육부 차관보는 "로스쿨 승인 기준이 구체화되는 시점에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전환 여부를 로스쿨 승인 기준에 포함할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었다.

현재 강원대.전남대.제주대.중앙대.충남대 등 5~6개 대학이 전환 희망 의사를 밝혔다.

김남중.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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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의.치의대를 전문대학원체제로 전환하려는 것은 대학을 연구중심.대학원중심으로 유도해 대학교육 경쟁력을 높여 보자는 취지다. 그러나 서울대.연세대 등 주요 대학들이 전문대학원 전환을 거부함에 따라 이런 정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학들은 겉으로는 의사 양성기간이 너무 길어진다며 전환을 반대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교육부의 몰아붙이기식 정책 추진에 대한 반발심이 작용하고 있다.

교육부가 로스쿨 승인 기준에 의학전문대학원 전환 여부를 포함할 경우 서울대.연세대 등은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커 엄청난 후유증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2009학년도까지의 전문대학원 자율 전환이 일단락되면 2010년께 특별법을 만들어 미전환 대학을 일괄 전환시킬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교육부가 일괄 전환을 추진하면 서울대.연세대 등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교육부와 대학의 갈등이 심해지면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은 반쪽짜리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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