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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자박? … 외환 관련 발언 싸고 오보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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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9일 외환시장 개장 직후 1000원선 붕괴(999.5원)'→'한국은행 해명 자료가 나온 9시25분 1002.2원까지 회복'→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외환시장 정책에 변화 없다고 밝힌 뒤 오후 3시 1005원으로 마감'.

외환시장이 외신 보도로 또 한번 출렁거렸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박승 한은 총재가 FT와의 인터뷰에서 '외환시장 개입 중단'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고 18일 밤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인터뷰 기사가 나가자 이날 밤 역외 선물환(NDF) 시장에서 1개월 후 환율이 변동한 차액만큼 결제하는 1개월물의 가격은 전날 서울 외환시장 종가보다 8원가량 떨어졌다. 19일자 FT 아시아판은 박 총재와의 인터뷰를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이날 아침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밤 NDF 시장의 급락 영향을 그대로 반영하며 출발했다. 개장하자마자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7원 낮은 999.5원으로 추락했다. 최근 하루 변동 폭이 1원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BOK(한은)발 쇼크'로 평가될 만했다.

이날 'BOK 쇼크'는 박 총재가 자청해 인터뷰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자승자박'이란 지적도 나온다. 박 총재는 한국의 경제 상황을 외국인에게 홍보하기 위해 2주 전 FT의 서울 주재 애나 파이필드 기자에게 인터뷰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인터뷰는 18일 오전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오보 논란=FT는 "박 총재가 '한은이 외환시장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외환보유액도 충분하기 때문에 추가로 늘어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국내 외환시장과 해외 NDF시장에서 환투기를 노리던 헤지펀드에게 호재로 작용하면서 투기세력들은 즉각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였다.

그러나 이 보도로 외환시장이 동요하자 한은은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박 총재의 FT 인터뷰 기사는 와전된 것이라면서 "한은은 외환시장이 불안하면 언제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FT 기사를 부인했다. 한은은 실제 19일 외환시장이 동요하자 10억달러 규모의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호.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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