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캠프에 모인 사람들…정반대 인물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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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안철수 후보 캠프에 상반된 인식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안 후보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경제멘토(정책자문)로,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를 경제참모(정책 총괄역)로 교통 정리했다. 이 전 부총리는 보수 성향, 홍 교수는 진보 성향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23일 안 후보의 외곽조직이자 싱크탱크 격인 내일포럼에 참석한 곽재원 한양대 석좌교수와 홍 교수의 입장도 상충된다. 홍 교수는 반(反)원전주의자인 데 반해 지난해 말 이명박 정부의 원자력안전위원에 임명된 곽 교수는 입장이 다르다. 홍 교수는 올해 3월 에너지대안포럼에 참석해 “2030년까지 원자력 발전량 비율을 24%까지 낮출 수 있고, 2057년에는 탈원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곽 교수는 평소 칼럼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만 고집하는 건 단선적 사고로 원자력 비중과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어떻게 조정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곽 교수는 "정식으로 캠프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 전문가로서 정책 제언에 참여한 것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경제 현안에 대해 전혀 다른 입장을 보이는 인사를 한꺼번에 영입하는 데 대해선 캠프 안팎의 시각이 엇갈린다. 여당 쪽에선 인물난 탓에 두서없이 끌어온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안 후보의 유민영 대변인은 “혁신·융합·창의를 지향하기 위해 입장이 다른 다양한 사람을 영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도 지난 19일 출마 회견에서 “지금 국내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들의 공통점은 한 분야 전문가, 한 정부 부처, 한 사람의 결정만으론 풀 수 없는 복합적인 문제가 대부분”이라며 “이럴 때 필요한 게 융합적 사고와 디지털 마인드, 수평적 리더십”이라고 했었다. 24일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 후보는 국민대 무인차량로봇연구센터를 방문 해 “어느덧 과학기술 분야에서 양적인 성과에만 너무 집착하게 됐다”며 “ 과학기술에서 가져야 할 도전정신이 매몰됐다”고 말했다. 그는 태양광 무인자동차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연구원에게 “짧은 거리를 주행할 때는 수동으로 하면 자동차 사이즈도 줄고 무게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경진·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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