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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갈등 … 남몰래 웃는 여행·카지노·화장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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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양국의 긴장이 심해질수록 웃는 한국 주식이 있다. 세계의 소비시장인 중국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양국 관광도 위축됨에 따라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커서다.

 당장 일본과 중국 간 항공기 운항 편수가 줄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항공은 다음 달 10일부터 27일까지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로 운항하는 항공 편수를 줄이기로 했다. 중국의 주요 항공사도 중국 상하이와 일본 센다이 노선 운항을 중단하는 등 일본행 비행기 편수를 줄일 예정이다. 또 반일·반중 감정이 확산하면서 상대 국가를 방문하는 여행객은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 이에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던 중국인 관광객이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여행 관련 업계는 중국 여행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마침 국경절(10월 1~7일) 연휴를 앞두고 분쟁이 발생한 것도 한국엔 호재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앞서 센카쿠 분쟁이 발생했던 2010년 9월과 지금 상황이 매우 비슷하다”고 했다. 당시는 중국인의 가처분 소득 증가와 경기회복이 맞물리면서 일본 방문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때였다. 하지만 분쟁이 발생하면서 일본을 찾는 중국인은 급감했다.

반대로 한국 정부는 마침 중국인을 상대로 비자 규제를 완화하고 있었다. 그 결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0년 3분기 중국인 입국자 수는 61만3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39만4000명의 두 배로 늘었다. 분쟁이 재발한 이번에도 한국 정부는 7월부터 중국인 비자 발급요건을 추가 완화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분쟁이 비교적 단기간에 해결됐지만 이번에는 대립이 장기화돼 영향이 더 클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대 수혜주로는 호텔신라가 꼽힌다. 올 상반기 호텔신라의 중국인 매출 비중은 52%에 달했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부 규제 완화와 중·일 분쟁 같은 어부지리로 호텔신라의 3분기 실적은 창사 이래 최대를 경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라다이스나 GKL 같은 카지노주도 특수를 누릴 전망이다.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리스트 1순위인 화장품을 만드는 코스맥스, 한국콜마, 아모레G, 에이블씨엔씨 등도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이 같은 기대는 이미 주가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24일 기준 호텔신라 주가는 최근 1개월 새 15% 올랐다. 이 밖에 파라다이스, GKL, 에이블씨엔씨 주가도 24일 모두 최고가(장중)를 갈아치웠다.

 현대차도 중국에서의 반일 감정 확산으로 이익을 얻는 기업으로 꼽힌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외제차가 일본차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 메이커의 국가별 시장점유율은 중국 30.4%, 일본 23.9%, 유럽 23.1%, 미국 13%, 한국 9.6%였다.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경쟁 상대는 주로 일본업체다.

현대차의 품질은 일본의 3대 자동차 메이커와 비슷한데 값은 5%가량 저렴하다. 이 때문에 일본 제품 불매 시 대체품으로 한국차가 선택받을 가능성이 크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중·일 영토 분쟁으로 중국 소비자들은 일본 업체의 브랜드 가치에 가장 근접한 한국 업체인 현대차를 새로운 쇼핑 대상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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