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기록 행진 멈춘 우즈

중앙일보

입력

US오픈골프대회(총상금 500만달러) 2연패 및 메이저대회 5연속 우승을 노리던 타이거 우즈(미국)가 결국 3오버파 283타로 공동 12위에 머무르면서 각종 기록 행진도 동시에 멈추게 됐다.

우즈는 특히 애착을 보였던 '진짜 그랜드슬램'으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쉽게 넘을 것으로 여겼던 고비를 넘지 못해 안타까운 표정이다.

당연히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 행진도 '4'에서 멈춰 사상 초유의 메이저 5연속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한 것 이외에도 5개의 연속 기록이 이번 대회에서 종언을 고했다.

1라운드에서 4오버파 74타를 기록, 15개 라운드 연속 60타대 기록과 함께 38개라운드 연속 파 이하 성적, 메이저대회 19개 라운드 연속 파 이하 성적 등 갖가지 기록이 동시에 멈췄다.

또 40개 대회 연속 언더파 기록과 함께 8회 연속 메이저대회 '톱10' 진입 행진도 끝이 났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도박사들로부터 사상 유례없는 우승 확률 100%로 지목되는 등 관심은 온통 우즈에게 쏠렸지만 결국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그대로 들어 맞은 격이 된 것이다.

우즈의 부진은 9번홀(파4. 374야드)을 극복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즈는 가장 어렵다고 지목된 18번홀(파4. 466야드)은 그런대로 잘 넘겼지만 평균타수가 4.18타로 기록상 10번째로 쉬운 9번홀에서는 4개 라운드 합계 4오버파를 쳤다.

특히 4오버파로 극도의 부진을 보인 1라운드에서는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했고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는 모두 보기를 하는 등 2라운드 때만 빼놓고는 9번홀이 그를 우승권에서 멀어지게 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러한 우즈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전문 인터넷사이트 CNNSI(http://www.cnnsi.com)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그에 대한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그대로 입증했다.

연장 18홀 승부를 남긴 레티프 구센(남아공)과 마크 브룩스(미국) 중 누가 우승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서 '타이거 우즈가 아닌 데 무슨 상관이냐'라고 답한 사람들의 비율이 55%를 차지, 브룩스(29%)와 구센(16%)을 선택한 응답자들을 합친 비율을 능가한 것.

부진한 성적을 보인데다 기록 행진도 끝이 났지만 골프팬들은 여전히 우즈만을 사랑한다는 증거다.(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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