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男, 소변 줄기 약해져 병원갔다가 '화들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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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40대 후반인 정모(서울 서초구)씨는 지난해부터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잠을 자다 소변이 마려워 잠을 깨는 야뇨(夜尿) 증상에 시달렸다. 소변기 앞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고 부부생활도 시원치 않았다. 진단 결과 전립샘 크기는 달걀만 했고 무게가 50g이나 나가는 비대증이었다. 전립샘은 크기가 호두(20g)만 해야 정상인데 이보다 두 배 이상 커져 배뇨 장애가 나타난 것이다. 그의 주치의는 “환자가 젊어 전립샘 크기를 줄이는 약(성기능 장애 가능성 4∼5%)이나 수술(사정 장애 부작용 우려)은 권하지 않았다”며 “증상을 덜어주는 약을 처방했는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남성의 전립샘 크기가 5년 전보다 평균 23.5%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2006년과 2011년 서울아산병원 건강검진센터의 전립샘 초음파 검사 9333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초음파 검사에서 전립샘 크기가 20g을 넘으면 전립샘 비대증으로 진단한다. 이 조사에서 30대 이상의 평균 전립샘 크기는 2006년 19.1g에서 2011년 23.6g으로 4.5g(23.5%) 커졌다. 특히 40대(20.9g)가 5년 전 60대(21.1g)와 비슷해졌다.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주명수 교수는 “중년 남성의 전립샘이 커진 것은 동물성 식품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당뇨병·고혈압 환자의 증가, 스트레스 심화 등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립샘 비대증은 요도(尿道)를 둘러싸고 있는 전립샘이 커져 요도를 압박하는 병이다. 60대 남성 중 40%가 앓고 있는데 치료를 받더라도 나이가 들면 계속 커진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규성 교수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소변 보기가 더 불편해지고 응급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립샘=일정 분량의 정액 생성과 분비를 담당하는 부속생식샘. 방광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다. 정액의 30%가량을 담당하며 정자에 영양을 공급하고 세균 감염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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