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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에 성난 벵가지 시민들 반미 무장단체 본부 공격해 추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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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1일(현지시간)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성난 시민 수백 명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안사르 알샤리아’ 본부를 습격해 차량을 불태우고 있다. 시위대에 총을 동원해 맞섰던 무장세력은 결국 달아났다. [벵가지 로이터=뉴시스]

“알카에다는 이제 그만!” “우리가 (리비아의) 자유를 위해 흘린 피를 헛되이 할 수 없다!”

 리비아의 제2도시 벵가지에서 성난 시민들이 반미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이슬람 무장세력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며 궐기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수백 명의 시위대가 무장조직 ‘안사르 알샤리아’의 본부를 덮쳐 무력충돌 끝에 이들을 쫓아냈다. 알카에다 계열의 알샤리아는 지난 11일 벵가지의 미국영사관을 덮쳐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 등 4명의 미 외교관을 숨지게 한 의혹을 받고 있다. 벵가지는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에 대항해 무력시위가 가장 먼저 일어난 곳이다.

 시민들은 민주화혁명의 성과를 극단주의자들에게 뺏기게 될까 우려해 시위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시위대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영사관 테러 이후 벵가지 시민들은 극단주의자들이 지긋지긋해졌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시위대가 “(스티븐스) 대사는 리비아의 친구였다” 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로켓포와 소총으로 응사하는 무장세력에 정육점용 칼까지 동원하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11명이 죽고 70명이 다쳤다. AFP통신은 의료진의 말을 인용해 “발견된 시신 중 6구는 총상으로 봤을 때 처형당한 것이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무력시위의 여파는 컸다. 리비아 정부는 22일 모든 무장단체에 정부 산하 통합보안기구에 편입하든지 해산하라고 통보했다. 또 벵가지에 국방부 소속 여단을 통합 관리하는 지휘부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날 안사르 알샤리아와 또 다른 무장단체 ‘아부 슬림’이 동부 데르나시에 있던 병영 5곳을 해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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