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3년여만에 승수 올린 가내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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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해태의 고참 이적생 투수 가내영(30)이 3년여만에 승수를 올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 5월31일 이동수와 함께 SK에서 해태로 옮긴 가내영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2-1로 앞선 1회 무사 1,2루에서 등판, 7⅓이닝 삼진 5개를 빼내고 볼넷 3개와 2안타로 2실점, 6-5로 팀 승리를 주도했다.

가내영은 이날 승리로 쌍방울에 있을 당시인 98년 9월10일 잠실 LG전 이후 2년9개월 만에 승리투수의 감격을 맛봤고 99년 4월19일 군산 두산전 이후 계속된 10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막강 두산 타선을 상대로 보여준 가내영의 이날 투구는 떠돌이 신세로 전락한 투수의 공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가내영은 2-1로 앞서던 1회 무사 1,2루에서 프로 3년차인 선발 유동훈으로부터 마운드를 넘겨 받아 3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 추가 실점을 막았다.

가내영은 이후 완벽한 컨트롤과 과감한 몸쪽 승부구로 두산 타선을 압도, 오랜 부진에서 탈출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90년말 태평양에 입단한 가내영은 데뷔 첫해인 91년 3게임에 출장,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92년과 93년 각각 7승을 거둬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94년부터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가내영은 결국 98년 시즌중 현대에서 쌍방울로 트레이드 됐고 2000년 SK를 거쳐 올시즌 해태로 팀을 옮기는 떠돌이 신세가 됐다.

그러나 가내영은 해태에서 선수생활을 마치겠다는 각오로 몸과 마음을 추스렸고 지난 2일 인천 SK전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올린 뒤 기난긴 연패에서 벗어나는 승리를 얻어 자신감을 되찾았다.

팀이 원하는 때면 언제든 마운드에 오르겠다는 가내영은 "데뷔 당시의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며 부활의 의지를 다졌다.

최근들어 마운드의 불안으로 고민에 빠졌던 해태 벤치는 가내영의 호투로 가뭄 끝에 단비를 만난 듯 반색을 했다.(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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