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설립자가 38억 횡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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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18일 학교 용역업체의 회계 장부 등을 조작하는 방법으로 회사와 학교 돈 3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서울디지털대학교를 설립했던 황인태(45) 부총장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디지털대의 관리 및 운영을 담당하는 용역업체인 M사 대표를 겸임하고 있던 황씨는 2003년 1월 M사가 다른 업체로부터 고가의 소프트웨어를 납품 받은 것처럼 회계서류를 꾸며 3억5000만원을 빼돌리는 등 10차례에 걸쳐 38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다. 황씨는 회계서류 조작을 위해 가짜 세금계산서 등을 발급해 줬던 이모(35.구속)씨 등에게 사례비 조로 7억여원을 건넸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황씨는 입시 홍보 등의 명목으로 서울디지털대로부터 2억여원을 빼돌렸으며, 나머지는 M사를 통해 공금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M사가 다른 업체들과 허위 거래를 하면서 부가가치세 등을 환급 받는 수법으로 4억8000여만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가 빼돌린 돈을 주식에 투자하거나 채무를 변제하는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씨의 변호인은 "황 부총장이 대학에서 돈을 받아 일부 비자금을 조성한 점은 인정하지만 모두 학교 홍보 등을 위한 것이었다"면서 "개인적으로 유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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